버시바우 발언에 대한 상반되는 반응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가 12월 7일, 이북은 “범죄국가”라고 말했다. 부시 정권은 지금까지도 이북에 대해서 “악의 축”이니 “폭정의 전초기지”이니 해왔는데 그들의 대북적대시가 드디어 상대방을 범죄자라고 부르는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에 대해서 이북이 6자회담 공동성명 정신을 뒤집어 엎는 배신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비난한 것은 물론, 이남의 당국자까지도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을 자세해야 한다”고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이남의 김원웅 의원(열린우리당)이 13일, 버시바우 대사에 대해서 “건방지고 방자한 태도”이며 “대사가 아니라 총독처럼 행세하려 한다”고 하면서 “이런 태도를 계속 보이면 국회에서 소환요구 결의안을 제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강도높이 비난해 나섰다. 그는 조선(한)반도의 평화와 동맹국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우리는 동맹국을 포기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한다.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서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자고 하는 현‘6.15시대’에 맞는 천만번 정당한 비난이자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같은 이남에서 한나라당의 부대변인이라는 사람이 이에 대해 “북한당국자의 비위맞추기”라고 반박해 나섰다 한다.
묻건대, 그럼 미국의 비위에 맞추는 것이 옳다는 말인가. 그가 그렇게도 숭상할만큼 미국이 남북을 불문한 우리 민족에게 혜택이라도 줬다는 말인가.
버시바우 대사는 그후도 “범죄정권”발언을 철회하기는 커녕 이남당국에 대해서 “대북 경제협력에 대한 접근법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금의 화해, 단합, 교류·협력 기운에 대해서까지 공공연히 간섭해 나섰다. 그의 자세는 점점 오만해지기만 하고 있다.
이같은 버시바우 발언은 결코 그의 개인적 견해가 아니며, 미국의 학자까지도 “부시 행정부의 대북관을 그대로 나타낸 것”(케네스 퀴노네스 박사)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시 정권의 이같은 대북적대시자세의 배경에 대해서 크게는 6자회담 및 9.19성명 회피설, 미 행정부내의 대북정책상 갈등의 지속 내지 증폭설, 부시 지지율 하락의 돌파구를 열어놓기 위한 ‘우파의 단결’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어쨌든 부시 정권이 말로는 “주권존중”이니, “침공의사가 없다”느니 하지만 그들은 의연히 이북의 “정권교체”밖에 안중에 없는 것이다. 그것은 부시 대통령이 버시바우 발언과 때를 맞춘듯이 12일에 “테러와의 전쟁은 궁극적으로 세계의 (다른)정권들의 교체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뒤에 “북조선은 핵무기를 가졌으며 우리 돈을 위조하고 있고 국민들을 굶주려 죽게 만들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던 사실이 더 잘 말해주고 있다.
사실은 이러한데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이같은 미국의 비위에 맞춰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것인가.
얼마없이 해가 바뀌는데, 만약에 부시 대통령이 내년 ‘연두교서’에서 그보다 더한 대북발언을 하게 되면, 이번에는 만세라도 외치자고 하겠는가.
13일부터 제주도에서 제17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열렸는데 이날 북측 대표단의 권호웅 단장은 남측의 이해찬 국무총리가 차린 환영만찬에서 “북측에는 가화만사성(家和万事成)이라고 가정이 화목하면 만사가 잘 된다는 명언이 있다”고 말했다.
가정이든 민족 내부이든 화목해야 함은 물론이다. 문제는 어떤 의사와 방향에 따라 서로 힘을 합치거나 화목하게 지내야 하는가에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로 김원웅 의원이 “버시바우 대사는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장애가 되는 나라는 어떤 나라든지 우리의 우방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한 발언은 우리가 잘 새겨 들어야 할 내용이 아니겠는가. (K)
2005.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