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끼리’에 대한 한심한 왜곡

북한에서 쓰는 ‘우리 민족끼리’라는 표현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1979 우리가 대북 제의를 먼저 입니다.

5 18, 서울에서 ‘남북회담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열린 모임에서 남측의 ‘남북회담 원로’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회고담을 털어 놓은 가운데 동훈 통일부 차관이 이렇게 말했다 한다.

발언은 그가 통일부 차관으로 있던 당시인 1979 1 19일에 남측이 “남북 국장급에서 정상회담까지 있다.”는 내용으로 보낸 대북 제의를 염두에 것이었다.

그런데 그의 발언에는 문제점이 내포되어 있다. 그것은 위의 인용문 가운데 필자가 밑줄을 그어 놓은 부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 있다.

하나는 동씨가 ‘우리 민족끼리’에 대해서 “북한에서 쓰는 표현”이라고 말한 대목이다.

‘우리 민족끼리’는 북측에서 쓰는 표현이 아니라 2000 6월에 남북의 수뇌들이 평양에서 만나 회담을 해서 발표한 6.15공동선언에 명기된 표현이다.

이에 대해서는 소학생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동씨의 발언은 초보적인 사실을 까맣게 잊었거나 모르고 있는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밖에 없다.

따라서 그의 발언은 본의든 아니든 남북의 수뇌들에게 천만무례한 것임은 물론, 6.15공동선언을 통일의 이정표라고 지지하며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 , 해외 겨레의 한결같은 의사와 지향에 물을 끼얹는 발언으로 밖에 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동씨가 ‘우리 민족끼리’에 대해서 1979년에 남측에서 먼저 말”이라고 대목이다.

발언에는 두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우리 민족끼리’가 남측에서 먼저 표현이라는 것이 완전히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표현이 남북관계 또는 통일문제와 관련해서 처음으로 쓰인 것은 동씨가 말한 시기보다 31년전인 1948 4월에 평양에서 열렸던 남북 제정당, 사회단체 대표자연석회의 때이다. 회의에서 채택된 ‘전체 조선동포에게 격함’이라는 문건에는 “어떠한 외국의 간섭도 없이 우리 민족끼리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데 대해서 겨레에게 호소한 대목이 있다.

둘째 문제점은 ‘우리 민족끼리’는 누가 “먼저 말했다”는 차원에서 다뤄질 것이 아니라, 6.15공동선언에서 제시된 민족공동의 이념이며 이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성실히 실천하겠는가 하는 성격의 것이라는 시각을 동씨가 완전히 망각 또는 무시했다는데 있다.

동씨는 이런 “누가 먼저”하는 식의 관점에서 과거 남북회담에 임했으며, 6.15시대인 오늘도 계속 그런 관점에서 남북관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더욱이 6.15공동선언 이후 급류를 탄듯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기운이 높아가고 있으며, 평양상봉의 한쪽 주역인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이 일정에 오른 시기에 자신의 그같은 발언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그래도 ‘남북회담의 원로’로서 부끄럽지 않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그런데 남측에서 6.15공동선언이나 여기에 명기된 ‘우리 민족끼리’에 대해서 제멋대로 왜곡한 것은 결코 동씨뿐이 아니다.

과거에 발표되었던 남북간의 여러 합의문건들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았고, 6.15공동선언 실천이 자주 난관에 봉착했던 원인은 어디에 있었던가? 첫째 원인이 미국을 비롯한 반통일세력의 간섭과 방해에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런데 일련의 합의들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본정신과 내용이 조금씩 왜곡되었다가 나중에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는 사실도 우리는 잊지 말아야 것이다.

무지하고 건망증에 걸린 사람이라면 몰라도, 한번 상대방과 약속은 자기들 비위에 맞게 자꾸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약속이나 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버리는 못지 않게 죄스러운 일이다. (K)

(2006.5.20)

대동칼럼에 돌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