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메아리쳤던 “우리 민족끼리 조, 국, 통, 일!”
“지금 우리는 화합과 통일의 미래, 대결과 분열의 과거가 격렬하게 맞부딪치고 전쟁과 평화가 첨예하게 대결하는 엄혹한 역사의 시점에 와 있다. 어렵다고 주저 앉고 난관이 있다고 가던 길을 멈추면 우리는 모처럼 이룩한 6.15의 모든 승리를 영영 잃게 될 것이다.”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광주에서 열렸던 ‘6.15공동선언 발표 6돌기념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남, 북, 해외 대표들은 호소문에서 이렇게 입을 모아 강조했다.
‘자주와 민주의 성지’라고 불리우는 광주에서 “우리 민족끼리 조, 국, 통, 일!”, “우리는 하나다!”고 모두가 외치는 가운데 이번 축전이 성공리에 개최된데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6.15공동선언의 발표후 지난 6년동안, 해마다 금강산, 서울, 평양으로 자리를 옮기며 중단 없이 개최되어 온 6.15민족통일행사는 횟수를 거듭할수록 그 형식과 내용이 세련되어 온 것은 물론, 그때마다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고 통일운동 을 심화시키는 계기를 열어 왔었다.
이번 광주축전 역시 연단에 나선 사람마다 “정세가 어떻게 변하고 환경이 어떻게 달라진든” 6..15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갈데 대해서와 그를 위한 민족적 단합과 통일운동의 새 출발을 이구동성으로 강조했으며, 그 의사가 위와 같은 호소문 내용으로 집약화되었다. 호소문에서 지적된 “엄혹한 역사의 시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새삼스럽게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광주축전이 진행되던 3일동안만 봐도 주변 상황은 어떠했던가. 남측의 당국과 일부 사람들은 작년의 8.15축전 때는 서울에 받아들였던 6.15해외측위원회의 관계자를 비롯한 해외대표들에게 “들어오면 조사하겠다”니, “자발적인 단념”이니 하는 압력을 가해서 그들의 광주축전 참가를 가로 막았다.
또한 미국은 이북이 “미국이 진실로 (9.19)공동성명을 이행할 정치적 결단을 내렸으면 평양에 와서 직접 설명하라”고 6자회담 미국측 단장을 초청(6.1 외무성 대변인)한데 대해서는 묵묵부답인채 그 무슨 “미사일발사 징조”에 대해서 떠들면서 그에 대응하는 “대북 강경조치”를 운운했으며, 일본도 이에 적극 맞장구를 쳤다.
한편 광주축전이 한창 진행되던 6월 15일에 서울에서는 “6.15공동선언 폐기”가 공공연히 외쳐진 가운데 그 무슨 ‘국민대회’라는 것이 열렸는데, 여기서 언론인을 자칭하는 조갑제와 같은 사람은 10여년전에 남북이 합의해서 만들어졌던 흰색 바탕위에 푸른 색 조선(한)반도가 그려진 ‘단일기’를 놓고 그것을 든 사람들은 “반역자”이고 ‘태극기’ 앞에 모인 사람들은 “애국자”라고 극도의 무지함과 반통일적 본성을 스스로 드러내었다. 그런가 하면 이 마당에서 한나라당 의원 전여옥이라는 사람은 지난 6년동안 6.15공동선언을 조국통일의 이정표라고 적극 지지하고 실천하기 위해 힘써온 겨레의 목소리에 어떻게 귀를 기울여 왔는지 공동선언이 “어설픈 내용”이라느니,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그야말로 어설픈 욕소리를 퍼붛기만 했었다.
이런 인물이 주도하는 세력, 이런 국회의원이 소속하는 정당이 주인행세를 하거나 집권하게 되면 6.15공동선언이 어떻게 다뤄지게 되는가는 명백하다. 6.15북측위원회의 안경호 위원장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6.15가 날아가고 온 나라가 미국이 불지른 전쟁의 화염 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서도 “내정간섭” 또는 “부적절하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이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우리가 민족적 단합을 이룩한다고 할 때 그것은 결코 누구도 다치지 않게 무난하게 지내자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6.15공동선언을 지지하고 실천하자는 사람들과는 폭넙게 뭉치되, 공동선언을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반대할 것은 단호히 반대하고 싸울 때에는 타협 없이 싸운다는 단결과 투쟁의 두 측면이 포함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의 통일운동도 그같은 차원에서 새 출발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래야 6.15남측위원회의 백낙청 위워장이 말한 바와 같이 빈 구호가 아니라 실용이며 실천인 ‘우리 민족끼리’ 이념이 보다 선명해지고 위력해질 것이다. (K)
(2006.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