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이 밝아 온다”
“여명이 밝아 온다”
얼마전에 평양을 방문한 필자는 한 보름 넘게 그곳에 체류하면서 이 말을 여러번 들었다.
지금의 상황으로 봐서 만약에 다른 나라에서 이런 말이 들려 왔다면 남들이 그렇게도 만류했는데도 끝내 미사일을 발사했다가 국제적으로 고립된데다가 태풍피해까지 입고 남측에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하는 이북에서 또 무슨 뚱땅지 같은 소리를 하느냐고 웃음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체류중에 내내 그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마음 한 구석에 무엇인가 걸린듯 석연치 못했던 필자는 판문점을 찾아갔던 날 그곳에서 만났던 인민군 군관(장교)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어딘가 군인의 이미지와는 달리 부드럽고 온화해 보인 그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우리 장군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장군님께서는 선군정치로 강성대국 건설의 승리의 여명이 밝아 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여기에는 선군정치로 강성대국 건설의 새로운 승리가 확고히 담보되어 있으며, 강성대국 건설의 중요내용중 경제강국 건설이 비약적으로 활성화될 휘황한 현실이 눈앞에 펼쳐질 시각이 왔다는 것, 또한 새로운 승리를 기약하게 마지막 어둠을 밀어내야 한다는 세가지 뜻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필자와 작별 인사를 나누면서 “지금의 시련은 동 트기전의 어둠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길 양켠에 코스모스꽃이 피는 경비구역을 빠져 나가서 개성을 지나 평양으로 향하는 차칸에서 좀전에 나누던 얘기 내용을 되새겨보던 필자의 머리에는 문득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선시찰의 길에서 금강산을 현지지도했다고 하는 TV보도 내용이 떠올랐다.
그 보도를 보면서 필자는 지금과 같이 긴장된 속에서 연일과 같이 전선을 시찰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늘은 민족화해의 상징이라고 불리우는 금강산을 찾았다고 하는 보도 내용에도 놀랐지만 그보다도 비로봉에 오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금강산 하늘이 아침노울로 붉게 타는 장경을 바라보던 한 장면에 충격과도 같은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우연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소식이 평양에서 보도된 9월 14일은 워싱턴에서 노무현·부시 회담이 진행된 날이기도 했었다.
필자는 이번 여행중에 또한 주변에서 연일과 같이 전해지는 이북소식이 너무나도 빗나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광경을 몇가지 목격하기도 했었다.
하나는 판문점에 갔던 날 평양―개성간 고속도로를 오가면서 차창 넘어로 바라봤던 한가로운 농촌마을마다에서 황금벌이 물결쳤던 광경이다. 안내원의 설명에 의하면 비록 태풍피해를 입은 지역도 있지만 그 밖의 지역은 모두 농사가 잘 되었으며 머지 않아 군인, 노동자, 사무원 할 것 없이 농촌지원(가을걷이)에 총동원된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또한 어느 일요일에 대동강가를 걸어봤는데, 여기서 또한 유보도의 잔디밭을 대동교 넘어까지 매웠던 시민들이 가족끼리 또는 직장 동료끼리 고기를 구워 먹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던 모습들을 목격했었다.
이 광경들을 적당한 표현속에 함축한다면 ‘평화’와 ‘낙천성’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릴 것 같았다.
필자는 이번 평양방문의 추억을 돌이켜 보면서 “여명이 밝아 온다”는 말에서는 오늘의 시련을 동 트기전의 어둠으로 보고 이 어둠을 밀어 내면 승리의 여명이 밝아 온다고 믿는 자신감과 미래를 내다보는 확신을 엿볼 수 있었으며, 그 근저에 있는 것이 바로 선군정치라는 것을 호소하려는 의도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기간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체류기간에 자신이 목격한 사람들의 모습과 표정들은 비록 곤난이야 없지 않지만 그런 속에서도 자기들의 평화로운 오늘의 생활은 물론 국력이 강하고 모든것이 흥하며 인민들이 세상에 부럼없이 사는 사회주의 강성대국과 조국통일의 전망이 무엇에 의해서 담보되고 있는가를 잘 아는데서 오는 낙천성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M)
2006.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