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소동의 앞장에 서는 일본의 속셈은?
미국과 일본이 핵실험을 단행했던 북에 대한 제재소동에 이남까지 끌어들여 협조체제를 구축하노라고 광분하고 있다. 대국들이 우리 민족의 자주권을 국익을 위한 흥정물로 삼고, 그에 굴종하는 민족내 세격들이 우왕좌왕했던 것과 같은 지난 세기 서푼짜리 연극이 21세기인 오늘에 와서도 또다시 우리 눈앞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재빨리 독자적인 대북제재에 나섰던데다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 이행의 앞장에 서서 북을 비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일본에 북을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이와 관련한 몇가지 의문점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본다.
첫째, 일본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핵 보유국으로서 지금까지 1000회 이상이나 핵실험을 진행했던 미국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하지 않으면서 어째서 북에 대해서만 비난하는가, 둘째, 북은 미국의 핵 선제공격에 대항하는 자위적 수단으로서 핵을 보유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잘못인가, 셋째, 일본은 미국의 핵 우산 아래에 있으면서 사실상 미국의 대북 핵공격전략의 공범자가 되어 있지 않겠는가, 넷째, 더욱이 일본은 북에 대해 과거 식민지지배에 대한 청산도 보상도 안하고 있는데, 반성할줄 모르는 전과자가 피해자를 보고 무슨 체면으로 ‘제재’를 운운할 수 있는가.
1990년대 중반에 미일 안보공동선언이 발표된 이래, 제2의 조선(한국)전쟁을 가상한 미일공동작전체제 형성이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미일합동연습도 자주 벌어지고 핵을 탁재한 미 군함이 일본에 출입하고 있다. 게다가 새로 발족된 일본의 아베 내각은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공공연히 추진할 수 있게 헌번을 고칠 것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제반 사실로 봐서 누가 누구를 위협하고 있는가. 제재를 받아 마땅한 것은 오히려 미국이나 일본이 아니겠는가. 참으로 일본의 태도는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다.
그런데 고이즈미의 후임으로 등장한 아베 신조 총리의 정치적 경험과 실적이란 거의 없는 것이나 같다. 그의 정치적 밑천이란 유독 대북 강경책으로 얻어낸 ‘국민적 인기’뿐이다.
폐전으로 상실했던 일본인의 자존심을 겨우 유지해온 것은 경제성장의 신화였었다. 그런데 그것이 바블 붕괴와 더불어 무너졌다.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일해왔던 중고년층(中高年層)은 그 정신적 공백을 매우지 못하고 있다. 동유럽에서 사회주의체제가 붕괴하는 것을 눈앞에서 봤던 그들에게 남은 것은 나셔나리즘 뿐이다. 그래서 일본의 우경화가 시작됐다. 또한 고이즈미 내각 5년동안에 ‘구조개혁’이 사회적 양분화를 초래했었다. 지금의 15∼24세 젊은 노동력의 절반이 비정규 고용자들이다. 그들은 장래가 불안해서 강한 비호자에 의지하려 하는데 그것이 ‘국가’이다. 이렇게 해서 일본은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자신감이 없는 배타적 나셔나리즘에 물젖고 있다.
아베 총리 역시 자신감을 갖지 못해서 국민들이 자신을 멀리 할까봐 ‘북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나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일본의 기본적인 외교노선은 대미추종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하나의 노선이 숨어 있다. 그것은 우리 민족을 분열시키자는 것이다. 1961년의 5.16군사쿠데타 계획을 작석한 것은 구 만주군의 일본인 장교들로 조직된 ‘대륙문제연구소’였다고 한다. 박정희는 바로 이 구 만주군의 하급장교였었다. 전두환이 광주 대학살을 감행한 다음날인 1980년 5월 28일, 온 세계가 이를 규탄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만은 이남에 특사를 파견해서 피묻은 그들의 손을 잡고 200억엔의 차관을 약속했었다.
북이 보유한 핵은 전쟁억지력이다. 평화를 지키며 미국의 간섭을 배제하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촉진하는 강력한 공간이기도 한다. 미국이나 일본은 이것을 달가와하지 않는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북이 핵 보유국이 되어 자기들과 동등해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이남의 친미수구세력은 미국의 안보위기를 “한국의 안보위기”라고 왜곡해서 여론을 혼란케 만들고 있다. 그런데 이남 당국은 미국의 눈치를 살피면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일본은 바로 이같은 기회를 이용해서 남북대립을 부채질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이남당국은 결연한 자세로 6.15공동선언의 기본정신에 되돌아가서 민족공조로 내외 반통일세력에 의한 대북제재소동을 반대해 나서야 할 것이다. (G)
2006.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