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또소동’, 지지통신, 그리고 NHK
금세기에 들어와서 일본 매스콤에 의해 저질어졌던 불상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라고 하면 ‘TV간사이(關西)’의 ‘낫또(納豆) 다이어트’소동이 있고 NHK-TV의 종군위안부 문제에 관한 특별프로에 정부가 개입한 사건이 있는데, 또 한가지 일본에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서 연초에 ‘지지(時事)통신’ 이 서울발로 발신했던 ‘북조선 이변설(신변이상설)’에 관한 기사가 엉터리임이 드러난 사건이 있다.
필자가 먼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1월 7일에 방영된 ‘낫또 다이어트’에 관한 TV간사이의 프로가 날조였음이 드러난 사건이다. 문제는 이 날조방송 자체보다도 콩을 발효시켜서 만드는 음식인 낫또가 다이어트에 효력이 있다는 거짓이 꾸며진 공정에 있다. 이 날조행위는 체격이 다른 두명의 별개 인물 사진을 동일인물이 ‘낫또 다이어트’를 해보기 전과 이후의 모습처럼 꾸며낸 가짜 사진, 그리고 낫또에 관한 학자의 발언을 왜곡해서 꾸며진 ‘증언’으로 신빙성을 부여하는 식으로 행해졌다.
이같은 날조사실이 드러나자 일본 매스콤들은 야단법석을 피웠으며 어떤 TV방송 아나운서는 “동업자로서 부끄럽다”고 개탄했었다. 그런데 그들이 이 일을 그저 남의 일처럼 개탄만 할 입장이겠는가? 일본 매스콤이 퍼뜨리는 소위 ‘북조선정보’라는 것이 정체불명인 ‘탈북자’의 ‘증언’이나 인위적으로 꾸며진 사진 또는 영상, 조선(한)반도 문제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도 없어 보이거나 편견에 사로잡힌 ‘학자’, ‘전문가’들의 ‘견해’나 ‘주장’들에 의해서 신빙성이 부여되어 TV나 신문에서 아침 저녁으로 보도되는 실태는 ‘낫또 다이어트’가 날조된 수법과 신통히도 같다.
화제는 저절로 1월 26일에 ‘지지통신’이 북의 수뇌부에 “뭔가 이상사태가 발생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북조선 사정에 정통한 한국 소식통’을 인용해서 보도한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알고 보니 이는 남에서 출판된 북을 소재로 다룬 소설책의 홍보를 위해서 제작된 광고지를 ‘지지통신’ 기자가 신문 호외기사로 착각해서 본사에 타전한 바람에 일어난 ‘해프닝’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해프닝’이라고 단순히 넘어가기에는 너무나도 심각한 문제일 뿐 아니라, 기자는 물론 그를 취재 현장에 보낸 언론사의 너무나도 낮은 자질과 모랄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한편 NHK-TV방송에 대한 정부의 개입문제란, 2001년 1월 30일에 이 방송국에서 방영했던 종군위안부 문제에 관한 특집프로가 방영 며칠전에 당시의 아베 신조 관방부장관과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자민당 의원이 압력을 넣음으로써 내용이 대폭 수정되었다고 하는 사건을 말한다. 이 문제는 1월 29일에 열린 재판(항소심)에서 제작자측이 승소했지만, ‘언론의 자유’를 표방하는 일본 매스콤에 정부나 정치가가 공공연히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드러내놓았다.
수단을 가림이 없이 거짓이 사실로 꾸며지는 실태, 취재의 초보적인 상식도 없는 자질과 모랄의 결여, 언론에 정부가 공공연히 개입하는 체질, 이것이 위에서 본 세가지 불상사에만 극한된 문제가 아님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일본에서는 이런 매스콤에 의해서 북이 내일 당장이라도 붕괴되는 나라 혹은 무서운 나라처럼 꾸며지게 된지 오래다. 그들 때문에.‘납치’문제가 극대화되어 일본국내에 반북배타 기운이 만연하게 되었으며, 요즘 일본정부에 의해서 매일과 같이 벌어지는 재일동포 조직이나 개인들에 대한 강제수색이나 체포상황이 그 부당성이나 진상 같은 것은 아예 묵살된채 편향적으로 전해지는 바람에 국내의 ‘반조선인’풍조를 더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그리고 너무나도 한심한 보도 자세나 내용에 대해 항의를 하면 “문제는 북조선의 폐쇄성에 있다”고 판에 박힌듯한 대답이 돌아온다. 그 말속에는 사실확인(우라도리)이 안된 문제는 쓰지도 말아야 하며 보도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언론의 초보적인 상식이란 조금도 찾아 볼 수 없다.
이렇게 되면 흔히 거론되는 언론의 자세나 질, 품의 이전의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요즘 일본에서는 이 나라 매스콤(일본에서는 ‘마스코미’라고 한다)이 ‘마스고미’(‘고미’는 쓰레기의 일본말)라고 불리운다. 그리고 쓰레기가 여론을 주도하는 나라가 무슨 ‘아름다운 나라’인가고 비웃는 소리까지 들려 온다. (M)
2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