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민족을 알기나 하는지?
그런데
예순세번째로 8.15를 맞던
올해 이남에서는 참으로
이상한 소리가 들려
왔다. 8.15가 광복절이
아니라 “건국절”이라는 것이다.
해방된지 3년만인 1948년에 민족의
의사에 무관하게 이남에서
유엔감시하의 단독선거가 강행되고
그 결과로 8월 15일에
‘대한민국’이 생겼으니 그
정통성을 주장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 날은
‘건국절’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지금 이남에서
들려오는 “건국60주년” 소리는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이
‘건국절’소동을 벌이는 것이
바로 ‘뉴라이트’인데, 그들 말로는
“민족은 상상의 공동체에
불과하고 오히려 냉전시기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사수하고자
했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보다 본질적”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민족적 개념으로
쓰이는 광복절을 체제나
이데올로기 개념으로 쓰이는
‘건국절’로 바꾸려는 ‘뉴라이트’의
주장을 들으면서 떠오르는
의문은 과연 그들이
민족을 알기나 하는가?
하는 것이다.
민족이
“상상의 공동체”라지만,
세계에는 엄연히 3천여의 민족이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도
지구상에서는 민족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서 분쟁으로
확대되기까지 하고 있다.
시선을
조선(한)반도에 옮겨 봐도
그렇다. 분단으로 인해서
남북이 사상과 체제면에서는
서로 양보 못할만큼
대립하면서도 남북에 갈라져
사는 사람들이 한번
만나기만 하면 동족이기
때문에 말이 통하고,
점차 정도 오가게
된다. 또한 사람과
물자가 남북을 오가는
가운데 화해와 단합이
이루어졌던
6.15시대 8년이
보여준 것처럼 반만년동안에
형성되었던 언어와 핏줄의
공통성을 비롯한 민족적
동질성이 우리 겨레의
공통분모라는 것 역시
엄연한 사실이다.
이같은
현실이나 사실을
놓고도 아예 민족을
“상상의 공동체”라고 하면서 ‘건국절’
운운하는 그들의 속셈은
무엇일까?
이남의
학자, 전문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여기에는
광복절을 ‘건국절’로 탈바꿈함으로써 친일과 민족반역의
범죄를 아예 묵살해버리자는
기도가 숨어 있다.
사실 최근에 와서
이남에서만이라도 단독정부를 세우자고
했던 이승만의 ‘정읍발언’(1946.6.3)이 “현실적 대응이었다”는
식으로 ‘건국절’소동과 보조를 맞추고
이승만, 박정희와 같은
매국노, 민족반역자들에 대한 ‘재평가’가
공공연히 진행되고 있다.
그들의
속셈은 또한
‘뉴라이트’계열의
‘교과서포럼’이 내놓은 ‘대안교과서’에도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해야 통일이며,
따라서 이북의 현
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통일은 불가능하다는
‘대한민국주도에 의한 통일론’이다.
이같은
‘건국절’소동의 엄중성은 그것이
‘뉴라이트’의 움직임 같지만
사실에 있어서 당국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는데
있다. 이는 소위
‘건국60주년 행사’에
이남의 공무원들이 사실상
강제로 동원된 것만
보아도 명백하다. 결국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화해와 단합, 통일을
이루기보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최중요시하고 외세와의 공조밑에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사수해보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의사와
지금의 ‘건국절’소동이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명박 정부에게는
남북의 정상이 민족앞에서
한 공약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은 세상을
‘자유민주주의 질서’하에 두기
위한 ‘한·미·일 삼각체제’를 구축하는데 방해물일
뿐이다.
그런데
보통 손님은
가게의 맛을 알고
따라서 가게 주인이
손님을 볼줄 알면
그 가게는 잘
되는 법이지만, 아무래도 이남의
‘CEO대통령’은 중요한
것을 하나 놓쳤다.
그것은 그 자신은
물론 그들의 정책이
민심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남에서는
반수 이상이
지금도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이 지켜지기를
원하고 있으며, 60.3%가 청와대의
업무수행능력에 대해 “무능”
딱치를 붙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에
전해졌다.(K)
2008.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