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조미관계의 단계와 우리에게 요구되는 정세관

 최석룡(통일평론 편집장)

강민화(대동연구소 소장)

< 차례 >

조미관계 고착화의 진상

9.19공동성명의 배경

미국이 말하는 ‘평화협정’이나 ‘관계정상화’는 진심인가?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정세관

 

조미관계 고착화의 진상

‘무대응전법’에 농락당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최석룡 : 작년에 있은 4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이 채택·발표되었는데 그것이 이행되지도 않는채 조미관계, 나아가서 한반도 정세가 고착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이 ‘무대응전법’으로 나갔다거나, 또는 그들이 ‘대북 핵문제’로부터 ‘대북문제’에로 전략의 폭을 넓혔다고 하는 견해들도 있습니다만, 소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민화 : 당초는 그렇게 보일만한 상황이었는데, 최근에는 전혀 반대로 보입니다. 아시다싶이 최근에 미국은 ‘탈북자’들의 입국을 받아들였지만 이북측은 이에 대해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미국의 라이스 국무장관이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말하자 이북은 이에 보유선언으로 응했는데, 금년에 들어 와서는 부시 대통령이 이북에 대해서 또다시 “악의 축” 발언을 했는데도 아무런 반응도 없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미국이 이북의 ‘무대응전법’때문에 쩔쩔 메고 있는 상황입니다.

 

발단은 9.19공동성명

: 북측의 진의도는 무엇일까요?

: 우선, 지금 거론되고 있는 미국의 ‘무대응전법’이라는 표현이 정확한지, 이것부터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부시 정권이 무슨 전략적 의도 같은 것이 있어서 이북을 무시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라크 문제나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해결이 안된채 점점 복잡해지고, 때문에 그들은 조선()반도 문제에만 신경쓸 형편이 못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초에는 이북을 고립시키기 위해서 시작했던 6자회담에서 사실상 1994 10월의 조미 제네바합의를 재확인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9.19공동성명이 발표되었습니다. 게다가 성명의 이행을 둘러싼 백악관 내부의 불일치가 드러났습니다. 이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들이 아무런 대응책도 못내놓고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나 봅니다.

: 편집장님이 북의 진의도가 무엇인가고 말씀하셨는데, “그들이 의사가 없다면 구태여 만나거나 대화할 것을 구걸하지 않겠다, 우리는 대화에도 전쟁에도 준비되어 있다,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은 우리측이다”, 이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9.19공동성명의 배경

‘티킨 레이스’(Chicken race)에서 패한 미국

: 어쨌든 현재의 고착상태의 발단은 9.19공동성명이겠지요. 다시 한번 내용을 본다면,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비롯해서 5 항목으로 되어 있고, 안에 북측은 핵무기 핵계획을 포기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하는 동시에 미국은 북을 핵무기나 통상무기로 위협하지 않고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약속, 북의 평화적 핵이용권 주장을 존중하고 대북 경수로 제공에 대해서 토의한다는 약속, 조미 양국이 서로 상대방의 주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관계정상화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하는 약속, 조일 평양선언에 따르는 국교정상화조치를 취해나가겠다는 약속, 북에 대해서 5자가 에너지지원을 의사를 표명했다는 확인, 그리고 이들 합의를 “공약 공약, 행동 행동”의 원칙으로 이행해 나가겠다고 하는 합의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를 이행할 단계가 되자 미국이 북의 ‘자금세탁’문제를 들고 나온 바람에 6자회담이 다시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계속해서 북의 ‘인권’문제나 “마약”문제, ‘위조지폐’문제를 들고 나와서 사태를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미국측이 9.19공동성명의 이행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그들에게 있어서 9.19공동성명이란 무엇이었던가요?

: 한마디로 말씀드린다면 9.19공동성명의 요점은 이북의 포기와 미국의 대북 적대시 포기의 맞바꾸기가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미국에게 있어서 없이 굴욕적인 것입니다. 왜냐 하면 이로써 미국은 이북과의 ‘티킨 레이스’(Chicken race)에서 패하고 이북에 대한 선제공격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금년 1 1일에 이북에서 발표된 『로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의 3 공동사설에는 “그 누구도 우리 혁명의 승리적 전진을 가로 막을 없고 나라의 맑고 푸른 하늘을 흐리게 없다는 것이 세계의 면전에서 확증되었다.”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에는 그같은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이북에서는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이라는 노래가 널리 불리우게 되었습니다. 노래는 어렸을 민들레 곱게 피는 언덕에서 하얀 연을 뛰우며 놀던 시절 푸른 하늘이 조국의 자랑인줄을 몰랐을까 하는 매우 소박하면서도 뜻이 있는 가사로 되어 있는데, 벌써 이전에 지어졌던 노래가 다시 불리우게 된데는 참으로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9.19공동성명이 미국에게 있어서 굴욕적이었다는 것을 말해는 얘기는 있습니다. 성명을 이행하자고 하면 결국은 , 다시 말해서 동결에 대한 대북보상문제에 귀착됩니다. 그런데 이라크 전쟁 때문에 미국은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은 지난번 일본의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하자 고이즈미 총리에게 축전을 보내고 그에게 방미를 촉구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고이즈미 총리는 가지 않았습니다. 돈을 바에야 이익까지 챙겨야겠다는 것이었겠지요.

 

잘못된 정책과 판단이 초래한 결과

: 그처럼 굴욕적인 것이라면 미국은 어째서 9.19공동성명에 사인했을까요?

: 미국이 범한 두가지 오류가 그같은 결과를 초래했던 것입니다. 아시다싶이 미국의 부시 정권은 이북을 정치적으로는 고립시키고 경제적으로는 질식(봉쇄시켜 군사적으로는 압살하려는 정책으로 이북의 체제를 붕괴 또는 변화시키려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는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북핵문제’라는 것은 그를 위한 구실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1기째 때에 그같은 정책이 자기 뜻대로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기째에 들어가서도 계속 추구했습니다. 이것이 첫번째 오류, 다시 말해서 정책적인 오류입니다.

두번째 오류인데, 부시 정권은 정책적으로 길을 잘못 선택했을 아니라, 그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오판을 했던 것입니다.

얘기는 작년 1월에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 개발커트 웰든씨를 단장으로 하는 의회대표단이 1 12일부터 14일까지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웰든씨는 리비아가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데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는 인물인데, 그들의 방북은 라이스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북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미국은 조미 평화협정의 체결과 연락사무소의 호상 설치 용의가 있으며, 동결의 보상으로서 6자회담 맴버들에 의한 대북 에너지 지원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김영남 위원장은 매우 흥미 있는 내용인데 누구의 의사인가, 그것이 진심이라면 라이스 국무장관이 평양에 오는 것이 어떤가고 말했다 합니다.

: 그러니까, 결코 “예스(YES)”라고 대답한 것은 아닌 것이지요?

: 그렇습니다. 그런데 웰든씨는 귀국하자 마자, 라이스 장관에게 이북이 미국의 제안대로 것을 “열망했다”고 잘못 보고했습니다. 보고를 들은 부시 정권은 미국의 상투적 수번 대로 보다 높은 요구를 내걸고 이북을 굴복시켜보려고 라이스 장관의 입을 통해서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북은 굴복하기는 커녕 2 10일부 외무성 성명을 통해서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말하자면 미국의 강경자세에 초강경자세로 응했습니다.

 

민족공조의 힘으로 재개된 6자회담

: 그런데 결국 이북은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았습니까?

: . 그러나 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