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우리 민족의 과제로서의 민족관의 통일

강민화(대동연구소 소장)

이 글은 필자가 2004 9 9일에 집필하고 발표를 미뤄왔다가 약간 수정가필해서 다시 정리한 것이다.

 

< 차례 >

머리글

1. 우리 민족 내부에서의 민족관 다양화 실태

2. 민족관의 통일과 그 절박성

3. 민족관의 통일을 위하여

글을 맺으며

 

머리글

20세기 말의 냉전의 종식 이후 세계는 민족문제를 놓고 또 한번의 진통을 겪게 되었다. 그러한 가운데 조선()반도에서는 21세기의 문턱에 이르러 또 다른 의미에서 민족문제가 초점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2000 6월 평양에서 분단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남북 수뇌상봉과 최고위급회담의 결과로 온 겨레가 조국통일의 이정표라고 부르는 6.15공동선언이 발표됨으로써 조선()반도에서는 민족적 화해와 단합, 통일의 기운이 이전과 비할 바 없이 높아진 가운데 공동선언의 기본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민족끼리’와 더불어 민족이라는 말이 겨레들 속에서 자주 쓰이게 되고, 특히는 단일민족이라는 우리 민족의 근본특성이 새삼스럽게 부상하고 강조되게 되었다.

사실 우리 민족은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단일성을 기본 존재방식으로 해서 살아 왔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 우리 민족은 민족적으로는 단일성, 동질성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민족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우리 민족은 앞으로 어떻게 자기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가 등의 문제에 대해서 남북이 견해와 입장을 달리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을 필자는 ‘민족관의 다양화’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21세기를 맞은 우리 민족앞에 나선 절박한 과제라고 주장한다.

민족이 갖는 철학이나 민족의식 가운데서 가장 초보적이고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민족에 대한 견해와 관점, 입장, 다시 말해서 민족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민족관이 확고해야 민족 구성원들이 확고한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데서 힘을 합치고 보조를 맞추어 나갈 수 있다.

우리 민족의 경우, 그 구성원들인 우리 겨레가 하나의 민족관을 소유해야 민족적 단일성이 확고히 담보될 수 있으며, 21세기 우리 민족의 운명문제, 즉 당면하게는 조국통일을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이룩하고 나아가서는 통일조국에서 사는 우리 민족의 융성번영을 이룩해 나갈 수 있다.

이같은 견지에서 필자는 이 글에서 민족관의 통일문제를 다루어 보았다.

 

1. 우리 민족 내부에서의 민족관 다양화 실태

 먼저 우리 민족 내부에서 민족관이 어떻게 다양화되어 있는지 그 실태에 대해서 보기로 한다.

우리 민족 내부에서의 민족관 다양화는 한마디로 말해서 남과 북에 서로 다른 민족관이 존해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우선은 남북의 민족관의 내용이 어떤 것이며 양자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서 보기로 한다.

 

1)이북의 민족관

 먼저 이북의 민족관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보기로 한다.

이북의 민족관은 한마디로 말해서 주체사상에 기초한 민족에 대한 견해와 관점, 입장이며 내용적으로는 이에 관한 정설적인 이론체계를 갖추고 있다. 필자는 이 이론들을 동털어 이하 ‘주체의 민족론’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주체의 민족론은 세계적으로(혹은 역사적으로) 기존의 민족론들이 다루어 왔던 보편적 문제들을 주체적으로 재해석해서 전개한 내용, 또한 기존의 민족론들에서 제기되지 않았던 문제를 새롭게 제기해서 정의한 독창적인 내용의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민족에 관한 보편적 문제들에 대한 주체적 견해

주체의 민족론은 민족의 개념에 대해서 “나라와 민족은 사회역사적으로 형성된 사람들의 공고한 결합체이며 운명의 공동체”(『김정일선집』 제11, P47)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민족의 징표에 대해서는 핏줄과 언어, 지역의 공통성이 민족을 이루는 기본징표이며, 이 가운데서도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이 가장 중요한 징표로 된다고 보고 있다.

이것은 1964 1 3일에 발표된 김일성 주석의 담화 『조선어를 발전시키기 위한 몇가지 문제』에서 “언어는 민족을 특징짓는 공통성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입니다. 핏줄이 같고 한 영통안에서 살아도 언어가 다르면 하나의 민족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김일성저작집』 제18, P14』라고 강조되었으며, 또한 이 무렵 김일성 종합대학에 다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이 가장 중요한 민족의 징표라고 지적한데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북에서는 이미 1960년대에 내려진 정의이다.

민족은 일정한 사회환경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아 온 인간들로 이루어진 공고한 사회적 집단인 만큼, 민족을 특징 짓는 기본징표도 마땅히 이 인간 자신과 그들의 생활환경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주체의 민족론이 핏줄과 언어를 가장 중요한 민족의 징표로 보는 근거이다.

다음으로 주체의 민족론은 민족의 형성문제에 대해서 “민족은 역사적으로 형성되고 발전하여온 사람들의 공고한 집단이며 사회생활단위”(『김일성저작집』 제43,P168)라고 주장한다. 그 내용인즉, 민족의 형성 과정이 개개의 씨족, 종족집단들의 단일한 전체에로의 통합과정이며, 지역과 종족집단의 통일성이 완전히 실현될 때 민족의 통합결속이 완성된다는 것이며, 또한 정치적 중앙집권화에 의해서 정치적 통일이 전반적 판도에서 실현되고 통일적인 정치생활이 이루어짐으로써 민족의 형성과정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기존의 민족론들은 대부분이 민족의 형성을 자본주의의 발생과 결부시켜 보았다. 그러나 주체의 민족론은 이같은 견해는 1910년대 초 유럽나라들, 주로 러시아와 같은 다민족국가의 실태에 기초해서 전개된 것이며, 예로부터 한 강토에서 한 핏줄을 타고 같은 말을 하면서 살아 왔고 반만년의 역사와 문화를 가진 우리 민족에게는 기계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주체의 민족론은 또한 지금까지 계급의 하위개념으로서 논의되어 왔던 민족과 계급의 호상관계 문제에 대해서 “계급과 계층도 민족의 한 구성부분”(『김정일선집』 제13,  P73)이라는 전혀 새로운 견해를 내놓았다. 그 내용인즉, 민족이나 계급이나 다 같이 인간의 사회적 집단이기는 하나 민족은 계급보다 포괄적인 인간의 사회적 집단이라는 것이며, 또한 민족이 있고서야 계급도 있을 수 있으며 민족의 이익이 보장되어야 계급의 이익도 보장될 수 있다는 것이며, 계급은 일정한 역사적 시기에 가서 자기 존재를 마치게 되지만 민족은 영원하다는 것이다.

주체의 민족론은 지금까지 해당 민족과 외부의 관계문제, 주로는 식민지민족문제나 민족분쟁문제로 다루어져 왔던 민족문제에 대해서도 주체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것은 “민족문제는 본질에 있어서 민족의 자주성을 옹호하고 실현하는 문제”(『김일성저작집』 제43, P168)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주체의 민족론은 민족문제를 단순히 외적인 강요와 침해로부터 벗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지구상에 오랫동안 존재해온 민족적 예속과 불평등을 종국적으로 청산하고 민족의 자주권을 완전히 실현하는 문제로 본다.

주체의 민족론은 또한 이같은 민족문제 해결의 합법칙적 요구와 담보 문제에 대해서도 새로운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그 하나가 주체성을 견지하고 민족성을 고수하는 문제이다. 이것은 매개 민족이 자기 운명의 주체로 되어야 한다는 민족운명 개척의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또한 이 문제는 소위 ‘세계화’(Globalization) 의 명목으로 감행되는 제국주의의 세계 획일화 책동이 노골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체의 민족론이 특별히 중요한 문제이다.

주체의 민족론에서 말하는 주체성의 견지란  “자기 나라, 자기 민족의 운명과 인민대중의 운명을 인민대중 자신이 주인이 되어 자주적으로, 창조적으로 개척해 나간다는 것”(『김정일선집』 제14, P307』이며, 민족성을 살린다(혹은 고수한다)는 것은 “자기 민족의 고유하고 우수한 특성을 보존발전시키고 그것을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 구현해 나간다는 것”(위와 같음 P307)이다.

주체의 민족론은 민족이 주체성과 민족성을 고수하고 구현하여 자기 운명을 성공리에 개척해 나가는 문제는 자기의 주체적 역량을 강화할 때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그를 위해 민족대단결에 관한 사상을 내놓았다. 이 민족대단결사상이란 한마디로 말해서 민족의 자주성을 옹호하고 실현하기 위해서 사상과 이념, 정견과, 신앙의 차이, 재산의 유무와 사회적 지위에 관계 없이 모든 계급, 계층이 민족 공동의 요구와 이익을 우선수위에 놓고 하나로 굳게 단합한다는 것이다.

주체의 민족론은 민족대단결 사상과 함께 그 실현을 위한 이념적 기초와 원칙, 구체적 방도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는바, 이것은 1993 4 7일에 김일성 주석에 의해서 작성, 발표된 『조국통일을 위한 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에서 제시되었다. 이 강령은 “자주적이고 평화적이며 중립적인 통일국가 창립”(강령 1)이라는 현시기 우리 민족앞에 나선 최대의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제시된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 강령에 대해서 “수령님의 민족대단결 사상과 그 실천적 경험의 총화이며 불멸의 민족대단결 총서”(위와 같음 P 416)라고 지적한 바와 같이 이북에서는 이 민족대단결 강령이 조국통일에 극함됨이 없이 우리 민족문제를 종국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제기되는 문제가 집대성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주체의 민족론은 이와 함께 지금까지 그 발생과 더불어 수세기에 걸친 역사적 기간 여러가지로 해석되어온 민족주의에 대해서도 새로운 견해를 제시했다.

주체의 민족론은 민족주의는 원래 자기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진보적인 사상으로서 발생했다고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진정으로 옹호하는 참다운 민족주의와 자본가계급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사상적 도구로서의 부르죠아 민족주의를 항상 구별해 보아야 한다”(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제1, P318)고 본다. 그리하여 “단일민족국가인 우리 나라에 있어서 진정한 민족주의는 곧 애국주의”(『김일성저작집』 제43, P169)로 된다고 주장한다.

 

(2)주체의 민족론의 독창적인 견해

주체의 민족론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기존의 민족론들에서 보편적으로 제기되어온 문제들에 대해서 주체적으로 재해석·재정의했을 뿐 아니라, 기존의 민족론에서 제기되지 않았던 문제들을 새롭게 제기하고 그에 대한 이론을 전개했다. 이것은 주체의 민족론의 독창성 측면이며, 그 내용은 민족 발전의 합법칙성문제, 민족의 생명문제, ‘조선민족제일주의’로 정리된다.

주체의 민족론은 “민족들의 발전과정은 한 민족이 다른 민족에게 동화되거나 병합되는 것이 아니라 매개 민족들이 문명하고 힘 있는 민족으로 발전하며 자기의 고유한 생활과 역사를 자유롭게 창조해 나가면서 완전한 평등과 자원성의 원칙에서 민족들 사이의 협조와 연계를 끊임 없이 확대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된다”(『김정일선집』 제14, P312)고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주체의 민족론에 의해서 새롭게 제시된 민족발전의 합법칙적 과정에 관한 이론이다.

이전에 마르크스-레닌주의는 모든 나라에서 자본주의 제도가 청산되고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이 진척됨에 따라 민족 자체가 점차 없어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민족소멸론’이다. 이같이 주장한 고전가들이었기 때문에 민족의 발전이나 그 합법칙성과 같은 문제는 애당초 제기하지도 못했다.

주체의 민족론은 또한 “자주성은 민족의 존재와 번영을 담보하는 민족의 생명”(『김정일선집』 제13, P63)이라고, 민족의 생명에 관한 독창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주체사상은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주적으로 살려는 인간의 속성인 자주성이자 인간의 생명이라고 본다. 바로 민족의 생명문제는 주체사상의 이 원리를 인간의 가장 포괄적인 집단인 민족에 구현한 것이다.

기존의 민족론들은 어째서 민족이 독자적인 단위로 생활을  영위하며 자기를 상실당하지 않으려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구태여 밝히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기존의 민족론들이 민족문제를 주로 민족의 존엄을 헤치는 외적인 강제와 압력을 반대하는 문제로만 보았던 사정과 관련된다. 그러나주체의 민족론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족문제에는 단순히 식민지적 또는 외적인 강요나 침해로부터 벗어나는 문제뿐 아니라 민족의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발전에 관한 문제도 포괄된다고 보기 때문에 그에 따라서 민족이 자기를 발전시키며 지킬 수 있게 하려는 근본 요인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필연적으로 제기된다고 보고. 이로부터 자주성은 민족의 생명이라는 사상과 이론을 도출해내었다.

주체의 민족론은 우리 민족이 자주적인 민족으로서 자기 운명을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조선민족제일주의’를 주장하고 그 정신을 높이 발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선민족제일주의란 “조선민족의 위대성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 조선민족의 위대성을 더욱 빛내여 나가려는 높은 자각과 의지로 발현되는 숭고한 사상감정”(『김정일선집』 제9, P444)이며, 그 내용은 첫째로 위대한 수령을 모신 긍지와 자부심 둘째로 주체사상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라는 긍지와 자부심, 셋째로 한 세대에 두 제국주의를 타승한 영광스러운 혁명전통을 가지고 있는 민족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 넷째로 반만년의 오랜 역사와 찬란한 무화를 가진 슬기로운 민족이라는 긍지와자부심, 다섯째로 훌륭한 사회주의제도하에서 민족이 누리는 행복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주체의 민족론은 우리 민족이 제일이라고 하는 것은 결코 다른 민족을 깔보고 자기 민족의 우월성만 내세우라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우리 민족제일주의가 “인종주의나 민족배타주의와 아무런 인연이 없”(위와 같음)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2)이남의 민족관

다음으로 이남의 민족관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보기로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 서술하기 전에 이남의 통일운동가인 『통일뉴스』 상임고문 김남식 선생(고인) 2004 2월부터 3월에 걸쳐 남녘의 각지에서 『‘우리민족제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제하에 진행한 강연의 한 구절을 소개하기로 한다.

“요즘 남쪽 세태를 보면‘민족 이야기를 하면 ‘고루하고 봉건적이고 구시대적’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쪽에 다녀온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북에서는 민족 이야기를 안하는 것을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한다는데 남쪽과는 판이한 현상입니다. 사실 문제는 남쪽에 있습니다. 60년 동안 미국문화에 물젖어서 민족의식이 말살됐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분단 후 우리는 여러가지 해독을 감수해야 했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심각한 해독이 민족과 민족에식의 말살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진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의 민족문제연구는 서구민족을 중심으로 연구가 되고 있을 뿐 우리 민족의 형성과 발전문제를 연구한 업적이 별로 없습니다”(김남식 『21세기 우리 민족 이야기』통일뉴스. P152153)

그의 말을 요약하면 이남에는 민족에 대한 논의 자체를 구시대적인 것으로 보는 경향이 농후하다는 것과 함께 민족에 대한 정설이 없고, 있다고 해도 민족이 자본주의 이후에 형성되었다고 보는 유럽의 민족론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대부분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실 필자가 초보적으로 조사해본데 의하더라도 이남에서는 민족의 개념이나 형성 등에 대해서 학자나 전문가들이 제각기 나름대로 주장하고 있다.

먼저 민족의 개념에 대해서인데, 이남의 저명한 여성신학자가 “남한의 경우는 ‘민족’이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매우 모호하게 근현대의 우리 민족사에서의 민족해방운동의 의의를 상실한 채 사용되는 경향”(박순경 『통일신학의 미래) 사계절, P22)에 있다고 지적한 바와 같이 아직 민족의 개념에 대한 권위 있는 정설이 없으며 학자들에 따라 해석에 차이가 있다.

이남에서는 민족의 개념에 대해서 사전적 의미로는 “같은 지역에 살고 같은 말을 하며 생활양식, 심리적 습관, 문화, 역사 등을 같이 하는 인간집단”, “역사적으로 형성된 것으로서 인간을 생물학적으로 분류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는가 하면 “언어, 혈연(또는 혈연의식), 지역, 문화 및 자의식의 공동체로서 단일국가를 구성하려는 지향성을 가진 역사적으로 형성된 인간집단”이라고 자의식의 면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김남식 『민족과 민족주의』 2002.4.18)

학자들의 견해 역시 “민족은 혈통, 영토, 문화적 기반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되어 온 공동체”, “민족이란 대외관계에서 형성되는 상대적 개념”이라는 등 제각기 다르다. 심지어 어떤 학자는 민족에 대한 “전근대와 근대의 절충설”을 주장하면서 민족을 “선민족”, “전근대민족”, “근대민족”, “신민족”으로 구분하기까지 한다.

이같은 불일치성은 저명한 역사학자가 이남에는 “근대적 의미의 민족이 언제부터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정설 같은 것은 아직 없는 것 같다”(강만길 『월드컵과 민족적 환희』 한겨레 2002.5.14)고 지적한 바와 같이 민족의 형성문제가 되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큼직하게 분류하면 민족을 자본주의의 산물로 보는 ‘근대주의적 학설’과 민족의 형성이 인류역사 초기의 공동체·공속(共屬)의식 등이 근대에 와서 확대되어 이루어졌기 때문에 민족은 항구적이며 자연적이며 보편적 현상이라고 하는 ‘영속주의학설’로 나뉘어진다.

특히 유럽역사의 특수성을 반영한 민족형성 이론을 교조적으로 대하면서 그를 모든 지역, 모든 나라들에서의 민족문제를 가름하는 보편적인 공식처럼 절대화하던 나머지 지난 시기 이남의 학계에서는 민족이 “상승하는 자본주의 시기의 역사적 산물이며 범주”라는 선행이론이 동방의 모든 민족, 국가들에서도 타당성을 갖는다고 이해했다. 그리하여 민족에 관한 이론에서 민족의 형성문제가 날카로운 논쟁거리로 되어왔다.

또한 그같은 논쟁 과정에 나온 대표적인 주장이 조선()반도에서 자본주의 이전시기 민족이 형성되었다고 하는 이론에 대한 반론으로서 나온 ‘근대민족설’이다. 이 ‘근대민족설’은 우리 민족이 자본주의 이전에는 온전한 민족형성을 이루지 못한 ‘민족체(民族體)’로서 존재해왔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대로라면 자본주의 단계를 거치지 못한 조선()반도의 실정에서 우리 민족이 일제 식민지시기에 형성되었다는 결론에 떨어지게 된다. 실지로 이남에서 ‘근대민족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제시대에 우리 언어가 본격적으로 민족의 언어로 되고 우리 글자가 민족의 글자로 되었다”(『역사비평』 1992년 가을호)고 황당한 주장을 했다.

이남에서는 또한 우리 민족이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시대에 형성되었다는 주장도 있으며, 3.1운동을 근대적 의미로서의 민족의 형성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심지어는 일제시대의 왜곡된 이론을 그대로 따르면서 우리 민족이 조선()반도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대륙으로부터 흘러내려 왔다거나 우리 민족이 “퉁구스족의 후손인 둥몽고족” 또는 “한()족의 후손”이라는 ‘외입설’을 주장하기까지 한다.

한편 우리 민족이 단일민족이라는데 대해서도 이남에서는 견해의 칠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이남의 민족주의학자로서 민족문제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연구해왔다고 하는 어떤 역사학자는 “우리 민족은 불행하게도 근대사회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국민국가를 이루지 못한 채 타민족의 지배를 받았고, 그것에서 해방되면서 하나의 ‘문화적 민족’이면서도 사실상 두개의 ‘정치적 민족’으로 분립되는 상황이 되었다”(강만길 『월드컵과 민족적 환희』 위와 같음), 우리 민족을 ‘문화적 민족’과 ‘정치적 민족’으로 구분하고 있다.

한편 이남에서는 오랫동안 미국으로부터 ‘반공’이라는 냉전식 사고를 강요당하면서 어떨 때에는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의미로 민족주의를 내세워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주의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통일적 견해나 이론이 없다.

1980년의 광주민중항쟁은 이남에서 미국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바꾸어놓는 계기가 되었으며, 동시에 제국주의의 지배와 간섭에 대한 사람들의 각성을 불러 일으켰다. 이같은 강력한 민족의식 고양의 흐름에 맞추어 학계에서도 민족주의에 대한 올바른 연구작업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반면에 아직도 민족주의에 대한 공통된 견해의 부재상황이나 부정적 논리가 존재하고 있다.

이남에서는 일제 식민지시대 초기의 위정척사(衛正斥邪)운동, 개화운동, 동학(東學)운동, 의병운동, 3.1운동 등을 근대 민족주의운동으로 보면서 한편으로는 이같은 민족주의의 성격을 ‘원초적 민족주의’, ‘저항적 민족주의’, ‘민중적 민족주의’ 등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분단시대의 민족주의를 ‘신민족주의’, ‘국가주의적 민족주의’,‘통일민족주의’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김남식 『21세기 우리 민족 이야기』 통일뉴스,P 7273)

그리고 일제 식민지 시기의 민족주의 혹은 민족주의운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이남 학계의 견해는 첫째 민족주의와 사회주의를 엄격히 구분하고 민족주의만을 민족해방운동의 이념으로 간주하며, 사회주의는 계급운동의 이념으로만 간주하는 견해, 둘째 3.1운동을 계기로 조선의 반일 민족해방투쟁에서 민족주의가 지배하던 시기는 종말을 고하고 민족주의운동은 급속히 쇄퇴했다고 하는 견해, 셋째 식민지에서의 민족주의는 비타협적인 경우에만 설정할 수 있고 민족개량주의는 민족주의 범주에는 포함될 수 없다는 견해, 넷째 식민지에서의 부르조아민족주의의 기본성격에 있어서 비타협적인 좌파와 타협적인 우파가 존재했다고 보는 견해, 다섯째, 식민지에서의 민족주의라는 개념을 부르조아민족주의 개념과 다른 민족해방운동의 이념으로 파악하는 견해 등으로 나뉘어진다고 한다. (『민족해방운동론』, 박찬승/목포대 사학과, 『박찬승의 한국현대사연구실』사이트 http://chvic.cnu.kr/~phistory)

그런가 하면, 이남에는 민족주의 무용론이나 민족주의 개념 자체를 ‘철폐’할 것을 주장하는 견해까지 있다고 하며, 이에 대해서 어떤 학자는 이렇게 우려를 표시했다.

“변화된 시대 환경에 의해 전대미문의 박해를 받고 있는 민족개념, 민족문제는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주로 서구에서 공부를 하고 온 학자들에 의해 주장되는 민족주의 무용론은 이른바 ‘상상의 공동체’로서 민족주의를 규정하고 이는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허구적 개념인바, 많은 국민들을 묶어놓는 구속의 틀일 뿐이라고 힐난하고 있다. 특히 서구 민족주의의 발흥이 결국은 극악한 제국주의나 파시즘으로 전락한 역사를 들어 민족주의는 오히려 ‘근대화의 반동적 프로젝트’였다면서 우리에게도 이 개념은 폐기되거나 축소되어야 함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21세기에도 민족문제는 유효하다』, 김근식/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인터넷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2004.5.8)

이처럼 이남에서는 민족, 민족문제에 대한 정설이라고 할만한 것을 찾아보기가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북의 민족론과 같이 기존의 민족론을 주체적으로 재해석해서 전개한 이론은 물론, 민족발전의 합법칙성에 관한 이론이나 민족의 생명에 관한 이론 같은 것은 애당초 내놓지도 못했으며 심지어는 민족에 대한 논의 자체를 기피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3) 민족관 다양화의 원인

우리 민족 내부에서 이처럼 민족관이 다양화된 원인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근대(여명기)에 조선()반도에서의 민족문제는 반외세투쟁문제와 통일국가 형성문제로서 제기되었다. 또한 일제 식민지지배하에서는 당연히 민족적 자주권의 회복을 위한 민족해방운동의 성격을 띠고 제기되었으며 해방후 오늘까지는 외세에 의한 분단상황을 끝장내고 통일을 이룩함으로써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적 자주권을 실현하는 문제로서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조선()반도에서는 민족문제가 시대상황에 따라 제기되어 왔으나 초기에만도 우리 민족 내부에서 서로 민족관을 달리 하는 것과 같은 비정상적이며 기형적인 상황은 조성되지 않았다.

결국 민족관의 다양화는 우리 나라에 대한 일제의 식민지지배에 의해서 생겨났으며 해방후 미국이라는 외세에 의해서 나라와 민족이 인위적으로 갈라짐으로써 고정화되었다.

우선 일제시대를 보면, 일제는 소위 ‘문화통치’를 표방해서 조선에서의 민족운동을 일본의 식민지통치에 순응시키려 했던 것을 비롯해서 부분적이지만 매판적 예속자본의 육성을 통한 민족개량운동의 전개, 친일파 지식층의 육성, 반공의 확산 등으로 조선민족의 내부대립과 분열의 추구, 저항세력에 대한 폭력적 탄압 등 교활하고 음흉하고 고도의 지능단계가 개재된 계략에 의해서 겨레의 민족의식과 민족주의운동의 변질을 추구했다. 심지어 그들은 식민지통치의 시작과 더불어 조선과 일본의 “동조동근”을 설교하고 사람들로부터 말과 글은 물론 이른바 ‘창씨개명’의 강요로 성과 이름마저 빼앗아냄으로써 우리 민족의 말살을 추구했다.

일제의 이같은 범죄행위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민족의식을 사대주의, 민족허무주의, 노예굴종사상, 숙명론 등으로 심히 오염케 했다. 바로 이것이 오늘과 같은 민족관 다양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해방후 우리 민족은 한결같이 조국이 당당한 자주독립국가가 되기를 염원했으나 이번에는 미국이라고 하는 외세에 의해서 국토가 양단됨으로써 분단이라는 새로운 고통을 강요당하게 되었다. 이 분단으로 인해서 남북에 서로 다른 사상과 체제가 생겨났고 심지어 동족상쟁의 비극까지 겪게 됨으로써 민족의식의 정상적인 보존과 발전은 일제시대와는 비할 바 없는 위협을 받게 되었다.

특히 이남에서는 일제 식민지지배의 악영향과 친일파에 대한 똑똑한 청산도 진행되지 않은채 오래전부터 외세에 대한‘저항무용론’을 주장해왔다가 민족보다도 반공을 우선시키라는 미국의 냉전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 이승만의 대미굴종·대북적대시 정책, 그리고 박정희의 군사쿠데타 이후 사실상 오늘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반공·반북 정책과 민족주의의 어용화에 의해서 사람들의 민족의식을 더욱 마비시켰다.

거기에다가 민족의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한 한국”의 주도하에 “신라식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민족사적 정통성 확립에 의한 통일’론이나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대가 되기 전에는 분리적 민족주의는 단일민족주의로 되기 어려울 것”이며 “통일도 어려워진다”고 하는 ‘분리적 민족주의’, 그리고 ‘남북이질화’론 등에 의해서 이남 동포들의 머리속에서는 이북 동포들에 대한 동족의식이 몹시 희박해지고 그 대신 대북적대의식이 부식되고 조장되었다.

이같은 분단상황이 반세기 이상이나 지속되는 과정에 우리 민족의 민족의식은 이그러질대로 이그러졌으며, 일제시기에 시작된 민족관의 다양화가 분단된 한쪽에 사는 동포를 보고 “동족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고정화되었던 것이다.

 

2. 민족관의 통일과 그 절박성

1)민족관의 통일이란

필자가 이 글에서 주장하는 민족관의 통일이란, 우리 민족이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단일민족의 위상에 맞게 민족에 대한 하나의 견해와 입장, 자세를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필자가 이 글에서 민족관의 통일 문제를 제기한 목적은 우리 민족 내부의 민족관 다양화 현상을 이론적 또는 학문적 차원에서 극복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조선()반도 민족문제를 실천적으로 해결하는데서 반드시 풀어야 할 초보적이면서도 절실한 문제로서 제기하려는데 있다.

인간은 본래 집단을 이루고 사는 사회적 존재이다. 그러나 여러 인간들이 산수적으로 모인다고 해서 그것이 집단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가장 포괄적이며 공고한 집단이라고 하는 민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같은 민족의 일원이라고 해도 민족이라는 인간집단의 개념이나 형성 등에 대해서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해석하고 어떤 사람은 저렇게 해석한다면 역사적으로 형성된 민족의 동질성이 담보될 수 없고 오히려 그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 또한 그렇게 되면 자기 민족의 이익을 지키고 운명을 개척하는데서 힘과 지혜를 합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같은 민족 내부에서 제각기 다른 민족관을 소유한다는 것은 원래대로라면 있을 수 없는 비정상적이며 기형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오늘의 우리 민족 내부에서는 그같은 현상이 현실로 되어 있다.

우리 민족은 형성이래, 특히 초기에 민족관이라는 개념은 쓰지 않았어도 자기 민족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 애국애족의 정신은 오랜 역사를 내려 오면서 공통적으로 간직해 왔다. 때문에 민족 내부에 지금처럼 민족관이 다양화되는 것과 같은 현상은 볼 수 없었다. 이것은 이미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민족이 스스로 빚어낸 것이 아니라 외세에 의해서 강요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민족 내부에서 민족관의 통일을 이루는 것, 다시 말해서 겨레들이 하나의 민족관을 소유한다고 할 때 본래부터 사람마다 각이했던 민족관을 억지로 획일화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구별된다.그러니 민족관의 통일을 이룩하는 것은 우리 민족이 의식면에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2)민족관의 통일, 그 절박성

참으로 민족관의 통일은 오늘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절박한 문제이다.

그 절박성은 첫째로, 단일민족인 우리 민족 내부에서 민족관이 갈라질 수 없으며, 이같은 현상이 하루빨리 극복되어야 한다는데 있다.

일찌기 독일의 요한 고트리트흔테르는 “가장 자랑스러운 국가란 하나의 민족성을 지닌 단일민족”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구상에 그같은 단일민족은 결코 흔치 않다. 이탈리아인은 로마인, 독일인, 에루투리아인, 그리스인, 브리테인들로 구성되어 형성되었다. 또한 인디아 같은데서는 수백을 헤아리는 민족과 종족들이 살았으며 그들이 쓰는 언어만 해도 845가지나 된다. 그리고 세계의 수 많은 민족들 가운데서 절대로 다른 민족에게 동화되지 않는 민족으로서 이름난 것이 중국인과 유태인인데, 중국인의 경우 전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족(漢族) 55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민족사를 보면, 여러 갈래의 각이한 종족들이 지역과 생활, 문화를 같이 하는 하나의 민족의 형성된 역사가 아니라, 단일한 핏줄과 혈육에 기초한 유대가 기반이 되어 지역과 문화의 공통성을 이루었으며, 다른 민족과 피를 합침이 없이 민족의 단일성을 끝까지 지키면서 유구한 역사를 살아 온 것으로서, 그 순결성은 세계사에 특기할만한 것이다.

또한 조선()반도는 고대이래 공식적인 역사기록에 의해서만도 2000년사이에 외부로부터 약 1000번이나 침략을 당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그들 나라나 민족에 절대로 동화되지 않았다.

분단상황이 장기화되는 속에서 우리 민족 내부에서는 언어와 생활풍습에 이르기까지 민족적 동질성이 하나씩 이그러져 가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또한 이남에서는 이른바 ‘남북이질화’니, ‘민족적 동질성의 회복’이니 하는 말이 정부차원에서 거론되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역사적인 6.15공동선언 이후 급격히 높아진 민족적 화해와 단합, 교류·협력 기운속에서 남북의 관민이 도처에서 만나는 과정에 서로가 핏줄도 언어도 문화도 하나인 동족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확인하는 속에서 그같은 우려나 주장은 맥을 못추게 되었다.

우리 민족 내부에 분단으로 인해서 이질화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상·체제상 차이에 따르는 이질화뿐이며 우리 민족의 단일성을 담보하는 핏줄, 언어, 문화와 같은 동질성은 지금도 맥맥히 살아 있다. 따라서 우리 민족은 결코 이질화되지 않았다.

이같은 민족적 동질성을 의식면에서 담보하는 것이 민족의식이며, 그 가운데서도 민족에 대한 견해와 입장을 같이 하는 것은 초보의 초보에 관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이 한 민족 내부에서 어떤 사람은 민족에 대해서 이렇게 보고, 또 어떤 사람은 저렇게 보고, 심지어 서로를 적대시하거나 동족이 아니라고 보는 것과 같은 민족관의 다양화현상을 그냥 둔다면 민족적 동질성을 담보하기조차 곤난해질 것이다.

민족관의 통일의 절박성은 둘째로, 그것이 우리 민족 최대의 염원이자 과제인 조국통일의 본질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문제라는데 있다.

더 말할 나위도 없이 조국통일은 본질에 있어서 사상문제도 체제문제도 아닌 민족의 자주권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