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 본연의 정신에 확고히 서 나가자
강민화(대동연구소 소장)
〈 차 례 〉
글을 시작하면서
1.현 시점에서 다시 생각하는 6.15공동선언의 참뜻
2.6.15시대 7년간의 교훈
3.통일운동 앞에 나서는 요구
4.이남의 대선에 대한 시각 (맺음을 대신해서)
글을 시작하면서
6.15공동선언이 발표되어 벌써 7년이 된다. 온 겨레가 조국통일의 이정표라고 부르며 열렬히 지지하는 이 공동선언은 반세기여에 걸친 분단사상 있어 보지 못한 자주통일의 새 시대, 6.15시대를 안아올 정도의 엄청난 위력과 생명력으로 스스로의 정당성을 실증해 왔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 6.15공동선언이 내외 반통일세력의 집요한 방해로 인해서 난관에 봉착한 일도 한두번이 아니었으며 최근에 와서는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희석해지는 듯한 경향도 없지 않으며, 의연히 긴장하고 불안정한 상태가 가셔지지 않는 조선(한)반도 정세, 또한 올해 연말에 있게 될 이남의 대통령선거 때문에 6.15의 운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는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6.15공동선언을 기어이 고수하고 이행해 나갈 것은 물론, 한걸음 더 나아가서 6.15의 열기로 정세를 주도해 나갈데 대한 요구가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서 첫째도 둘째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6.15공동선언 본연의 정신에 다시금 확고히 서는 것이다. 그래야 앞으로도 6.15시대가 자기 궤도에 따라 전진할 수 있다.
1.현 시점에서 다시 생각하는 6.15공동선언의 참뜻
6.15공동선언에는 우리 민족이 조국통일의 주인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방관자가 아니라 주인이라면 공동선언 발표 7주년을 그저 기념할 뿐 아니라, 7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그것이 실현 안되었다고 하는 반성과 교훈이 요구된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는 ‘실현’이란 6.15공동선언의 매 항목들을 이행한다는 것보다 더 높은 차원의 문제, 다시 말해서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조국통일을 이룩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결국 공동선언이 추구하는 최종 목표를 달성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필자는 조국통일을 떠나서 6.15공동선언 실현에 대해서 논하지 말자고 새삼스럽게 강조하게 된다.
6.15시대에 와서 나타나게 된 이러저러한 경향들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총론에서는 ‘6.15지지’이면서 각론(이행·실천)에서는 ‘통일 대 공존’으로 갈라지는 시각차이다. 사실 이남에서는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직후부터 어떤 정부 관계자가 “북한은 공동선언이 만들어질 때부터 추상적인 내용의 1항과 2항에 관심을 둬왔”으며, 남측 정부는 “공동선언의 3. 4. 5항에 무게를 두고 있다”(연합뉴스 03.1.6)고 말했는가 하면, 어떤 학자는 “북한이 원한 것은 공동선언 1,2항이고 이것은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에 다름 아니며 3, 4, 5항의 내용은 형식적으로 합의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6.15선언에 대한 신화적 평가”를 깨지 않으면 안된다(통일뉴스 03.7.4)고까지 말했다. 이같은 주장들은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
6.15공동선언 실현에서 결정적 전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외세와 그 추종세력의 방해도 있지만, 동시에 민족 내부의 이같은 시각차에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건대, 6.15공동선언은 남북이 교류·협력이나 해서 공존하자는 선언이 아니라 조국통일의 이정표이다.
6.15공동선언은 무엇보다도 그 머리글에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라” 평양에서 남북의 양 수뇌가 상봉하고 회담을 했다고, 그 날의 역사적인 회담이 무엇때문에 열렸는가 하는 문제를 명기해놓고 있다. 또한 이에 기초해서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견지해야 할 근본 원칙과 입장 문제(1항), 통일 방도 문제(2항), 당면하게 풀어야 할 인도적 문제(3항), 통일을 위한 민족적 화해와 단합 문제(4항), 이상의 합의 실천의 담보 문제(5항)로 공동선언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선언문에 명기된 ‘우리 민족끼리’는 공동선언 전반에 관통되어 있는 정신이라는 뜻에서 6.15의 기본정신, 민족공동의 통일 이념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6.15공동선언과 그 항목들은 바로 이같은 민족 중시, 민족 우선의 통일지향적 자세로 일관되면서 호상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남북이 제각기 어느 특정 항목만을 중시하는 듯이 말하거나 공동선언이 추구하는 기본목표인 통일을 그리 쉽게 이뤄지는 문제가 아니라고 외면한채 6.15의 이행에 대해서 거론하는 것으로서, 본질에 있어서 공존에 의한 현상유지를 추구하는 것으로 밖에 될 수 없다.
이같은 필자의 주장에 대해서 “모든 일에는 단계라는 것이 있다”느니, “성급한 통일지상주의”라느니, “현실과 결여된 주장”이라는 비판이나 반론도 없지 않다. 물론 60여년이나 계속된 분단상황을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한다는 것이 쉽지 않는 것만은 사실이다. 때문에 가령 남북이 당장 통일하자고 합의해도 그를 위한 준비나 수속 등 때문에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단계”나 “현실”, “성급함”을 운운하는 사람들에게 반대로 물어보고 싶다. 통일에 오랜 세월이 걸린다고 한지만 그때까지 우리가 아무런 노력도 안한채 일정한 세월을 보낸 다음에 통일이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것인지? 혹은 통일과 현상유지가 언제부터 동의어가 되었는지?
2. 6.15시대 7년간의 교훈
지난 7년 세월은 우리에게 몇가지 교훈을 남겼다. 그것은 첫째로, 6.15공동선언에 명기되어 있는 민족자주 문제를 “열린 자주” 또는 “비배타적 자주”라고 해석하는 자세는 결국 공동선언 이행과 통일지향에 대한 외세의 방해와 간섭을 허용했을 뿐 아니라, 결국은 통일의 대상이자 동족인 이북에 대한 미국의 적대시정책에 추종하는 결과밖에 초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6.15공동선언에 언급되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방문이 미국의 부시 행정부의 방해와 압력에 의해서 실현되지 못한 사실과 함께 남북관계의 진전에 대해서 지금도 미국이 사사건건 간섭하는 사실, 그리고 미국이 대북 핵 선제공격을 염두에 두고 무력증강과 군사연습을 벌일 때마다 이남땅이 그 기지로 이용되거나 이남의 군대가 이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등을 보면 명백할 것이다.
교훈은 둘째로, 남북이 대화를 위한 대화, 교류·협력을 위한 교류·협력만을 되풀이하거나 상대방을 ‘변화’에로 유도하려는 의도를 품고 그에 임하는 등 통일지향적이지 못한 6.15‘지지·이행론’은 남북간의 오해와 불신을 완전지 가시지 못하고 현 분단상황의 지속을 허용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6.15공동선언 4항은 남북의 경제협력과 제반 분야의 교류·협력에 대해서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경제협력,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 위한 교류·협력이라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이나 신뢰가 조국의 통일과 그를 위해 필수불가결인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얼마전에 진행된 제5차 남북 장성(장령)급 군사회담(5.8∼12 판문점)에서도 북측은 남북간의 교류·협력에 대해서 “어떤 정략적인 속타산도 없고 그것이 철두철미 상부상조의 원칙, 공영공리의 원칙에 기초해서”진행되어야 한다(조선중앙방송 5.8)고 강조했다. 남북간의 대화나 교류·협력은 앞으로도 이같은 근본 입장과 관점에 따라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 문제는 지금까지 6.15공동선언을 이행·실천함에 있어서 그래도 교류·협력 분야에서는 일정한 진전이 있은 반면에, 나라의 통일을 위한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안과 남측의 연합제안 사이에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한 공동선언 2항에 대해서는 여태껏 토의 한번 안된채 사실상 방치되어 왔다는 것이다. 더는 이 항목이 외면되거나 소흘히 다루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교훈은 셋째로, ‘국가보안법’과 같이 동족을 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