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원칙의 현재적 의의
강민화(대동연구소 소장)
〈 차 례 〉
글을 시작하면서
1.현 시점에서 생각하는 조국통일 3대원칙과 그 의의
2.조국통일 3대원칙은 결코 희석해지지 않았다.
3.전 민족이 자주의 기치밑에 평화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단결하자 (맺음을 대신하여)
글을 시작하면서
지금으로부터 35년전인 1972년 7월 4일, 강대국들의 포위 속에서 자기 운명을 농락당하면서 멀리는 외세에 의해 식민지 노예살이를 강요당했고, 가깝게는 외세에 의해 국토와 겨레가 동강난 비극적 상황에서 온갖 고통을 겪던 조선(한)반도의 남과 북이 우리는 자주의 원칙밑에 평화통일을 이루어낼 것이며 그를 위해 전 민족이 단결하겠다고 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역사적인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순간, 갈라진 나라를 다시 잇고 흩어진 혈육을 만날 그 날을 일일천추로 갈망해온 온 겨레가 눈앞에 당장 통일이 다가오는듯한 기쁨과 환희로 들끓었던 것은 물론, 세계 여론도 이를 “코페르닉스적 대전환”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유엔총회를 비롯한 국제회의들에서 지지문건이 채택되었다.
그러나 7.4공동성명을 발표한 한쪽 당사자인 이남당국(박정희 정권)은 “통일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만들어낸 ‘유신체제’로 이남에서의 통일 염원은 물론 초보적인 민주주의와 인권마저 짓밟아놓고 공동성명이 발표되어 1년도 못되어 통일이 아닌 분단고착화를 정책으로 선포하는 배신행위를 감행했다. 그리하여 모처럼 높아갔던 저족적 통일 열기는 다시 시들어 갔었다.
이같은 경위 때문에 7.4공동성명은 그후 남북간에서 무슨 합의가 이루어질 때마다 “또 지난날처럼 흐지부지되고 마는가”고 하는 부정적인 ‘본보기’처럼 여겨지기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7.4공동성명은 이제 효력을 상실한 한갖 과거의 역사적 기록에 불과한가? 결코 그렇지 않다.
7.4공동성명의 생명력은 과연 무엇에 의해서 담보되어 있는가? 그것이자 바로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A통일은 서로 상대방을 반대하는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하여야 한다, B사상과 이념·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고 하는 조국통일 3대원칙에 의해서이다.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을 남북 공동의 공약으로 천명했다는데 7.4공동성명이 갖는 가장 큰 의의가 있는 것이며, 그 생명력의 원천도 있다.
이같은 시각에서 조국통일 3대원칙의 현재적 의의에 대해서 보기로 한다.
1.현 시점에서 생각하는 조국통일 3대원칙과 그 의의
1) 조국통일 3대원칙에 대한 재조명
조국통일 3대원칙은 1972년 5월 평양에서 비밀리에 진행된 남북 고위급정치회담에서 김일성 주석(당시 수상)에 의해서 제시되고 남측이 이에 동의한 것이며 7.4공동성명을 통해서 공개되었다(1).
북측의 자료에 의하면 남북 고위급정치회담은 1972년 5월 3일에 진행되었으며, 이 회담에서 김일성 주석은 첫째로 조국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둘째로, 사상과 이념,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 셋째로 조국통일은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하여야 한다고 말했으며, “이번에 북과 남사이에 합의된 조국통일의 3대원칙은 전체 조선민족이 공동으로 실현하여야 할 통일강령으로 됩니다.”라고 강조했다(2).
조국통일 3대원칙은 그동안 자주, 민족대단결, 평화통일로부터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로 그 순위가 재정립되고 정착되었는 바, 현 시점에서 이 내용들을 재조명해보기로 한다.
@자주의 원칙
자주의 원칙은 조국의 통일을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실현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통일문제 해결의 근본 원칙이며 출발점에 관한 문제이다. 그것은 이 원칙이 통일을 이룩해 나가는 전 행정에서 일관하게 고수, 관철해 나갈 기본중의 기본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조국의 통일문제는 본질에 있어서 외세에 의해서 강요된 분단상태를 종식시키고 전국적 범위에서 우리 민족의 자주권을 실현하는 문제이다. 그런데 외세에 의해서 식민지 망국노의 설음을 겪었으며 해방후도 분단의 고통을 강요당하고 있는 우리 민족이 자기의 자주권을 실현하기 위한 통일문제를 해결하는데서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허용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자주와 외세의존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으며, 더욱이 양자를 절충한 ‘중간의 입장’도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자주적으로 통일문제를 해결해 나간다고 할 때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결코 외세 그 자체가 아니라, 통일을 가로 막는 외세의 지배와 간섭이며, 또한 그같은 외세에 의존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지금도 민족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주한미군 문제도 바로 이같은 시각에서 봐야 한다.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해서 존재하는 주류군이자 조선(한)반도와 그 주변의 ‘전쟁억지력’으로서 계속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남측의 주장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구실에 불과하다.
주한미군은 본질에 있어서 일반적인 주류군이 아니라 미국의 대조선(한)반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물리적 수단이다. 다시 말해서 이 군대는 ‘전쟁 억지력’이나 ‘우방의 안전보호’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철두철미 미국 자신의 이익에 따라서 존재하는 군대이다. 사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자기 이익이나 전략에 따라서 주한미군 병력을 마음대로 증감해 왔으며, 오늘도 그같은 차원에서 기지 이전이나 ‘전략적 유연성’문제, ‘전시작전통제권’가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은 지난날도 오늘도 통일의 기본장애이자 우리 민족의 모든 불행과 고통의 화근이며, 자주적으로 평화통일을 이루며 통일조국에서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우리 민족의 생존, 발전에게 추호의 이익도 되지 않는다.
한편 조국통일에서 자주의 원칙을 지킨다고 할 때, 우리가 결코 국제관계와 무관하게 폐쇄적으로 나가자는 것이 아니다.
조국통일 문제는 우리 민족이 주인이 되어 자기 힘으로 해결해야 하는 민족 내부문제인 동시에 유관국들이 마땅히 자기 책임을 다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통일문제와 관련해서 책임 있는 유관국이라고 하면 미국, 일본, 유엔, 그 밖의 조선(한)반도 주변나라들이 포함된다. 그 가운데서도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유관국이라고 하면 미국과 일본이다.
60여년동안이나 지속되고 있는 분단상황은 미국이 ‘해방자’로서 조선(한)반도 이남에 진출해서 사실상 일본을 대신하는 식민지통치를 실시함으로써 산생되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미국은 통일문제에 그 누구보다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그런데 이 문제는 거듭 거론되어왔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하려 하지 않는다.
여기서 필자가 특별히 강조하고싶은 것은 조국통일과 관련한 일본의 책임 문제이다. 일본에게는 분명 조선(한)반도 분단의 책임이 있다. 그것은 과거 우리 나라에 대한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분단의 근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의해서 해방후 조선(한)반도에서도 ‘천후처리’문제가 제기되었으며 그를 근거로 해서 미국과 소련이 조선(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게 되었는데 바로 이때 ‘전후처리’의 경계선이라고 해서 조선(한)반도에 그어졌던 38도선이 오늘의 분단상황의 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일본이 진심으로 과거에 대해서 반성하고 사죄하며 청산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이 문제가 염두에 두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유관국 문제를 보는데 있어서 놓쳐서는 안될 것은 통일문제에서 당사자와 유관국들의 입장 및 책임 한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국통일 문제는 우리 민족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이에 대한 외세의 간섭이나 개입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 유관국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