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경축행사와 소동을 놓고

 강민화(대동연구소 소장)

조선()반도에서는 9월에 경충행사와 소동이 동시에 벌어졌다.

말할 것도 없이 ‘경축행사’란 북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국경절) 60돌을 경축해서 진행된 행사들(민간무력 열병식, 청년학생들의 횃불행진, 대집단체제와 예술공연 ‘아리랑’, 대집단체조 ‘번영하라 조국이여’ )이며, ‘소동’이란 경축행사에 북의 최고영도자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해서 남에서 정부가 소란을 피운 일이다.

양자는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전자는 평양에서 실지로 경축행사가 진행된 반면에 후자는 모두 억측과 그에 따르는 자의적 해석들이라는 점에서 판이하게 갈라졌다.

전자인 경축행사들에 대해서는 이미 현지에서 전해진 보도들을 통해서 널리 알려졌으며, 후자의 소동에 대해서는 북측에서 “일고의 가치도 없는 모략”(송일호 조일국교정상화 교섭 담당 대사)이라고 당장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 일을 놓고 우려하는 사람이 적지 않으며, 이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것이 조선()반도 정세를 정확히 이해하는데서 하나의 시금석으로도 있다고 생각되어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봤다.

 

1. 최고영도자의 구상과 의도에 따라 진행된 국경절 경축행사

1) 9.9절행사는 무엇을 과시했는가?

우선 이번 국경절 60 경축행사(이하 9.9절행사) 대해서 어떻게 것인가?

이에 대해서 이해하는데서 참으로 시사적인 기사가 『로동신문』에 실렸다. 하나는 신문 14일부에 실린 정론 “천만심장이 하나로 고동친다”(이하 9.14 정론)이며, 하나는 16일부에 실린 장문의 “승리의 9월은 영원하리”(이하 9.16기사)이다.

그래서 필자 역시 기사를 바탕으로 해서 이번 9.9절행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한다.

기사들을 통해서 부각된 9.9절행사의 열쇠(Key Point) ‘일심단결’과 ‘강성대국’이었다. 다시 말해서 이번 행사를 통해서 과시된 것은 북에서 핵무기보다 위력하다고 자랑하는 ‘일심단결’의 위력과 함께 북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목표인 ‘강성대국’ 실현의 의지였다고 있다.

먼저, 9.14정론’은 “온 세계가 다시한번 부러움과 경탄의 시선으로 조선을 투시해보게 화폭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던가, 일심단결! 이것이 만사람의 가슴속에 그토록 강렬한 여운을 남긴, 땅우에 꺼질줄 모르는 영원한 메아리를 남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창건 60돐경축 로동적위대열병식과 청년학생들의 홰불야회의 력사적인 화폭의 고귀한 이름이다.”라고 9.9절행사가 바로 ‘일심단결’을 과시한 마당이었다고 강조했다.

정론은 또한 “령도자와 인민이 사상도 뜻도 마음도 정도 하나가 우리의 일심단결, 위대한 화폭이 감동깊게 펼쳐졌던 경축의 광장에서 우리는 이제 조선의 일심단결이 크게 안아오게 휘황한 미래를 그려본다”면서 “끝없이 물결치는 일심단결의 대오의 아득한 대하너머 강성대국의 승리의 령마루가 우렷이 보인다”고 일심단결이 지향하는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목표’가 올해 정초에 발표된 『로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공동사설을 통해서 제시된 것처럼 2012년에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자”는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9.16’기사에 의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 9.9 60주년을 맞는 올해를 “조국청사에 아로새겨질 력사적전환의 해로 빛내여야 한다”고 하면서 “우리는 올해에 사회주의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드세찬 공격전을 벌려 새로운 비약을 일으켜야 한다고, 선군혁명의 기치밑에 굳건히 다져진 강력한 정치군사적 위력에 의거하여 사회주의건설을 더욱 힘있게 다그쳐 위대한 수령님 탄생 100돐이 되는 2012년에 기어이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자는것이 자신의 확고한 결심이고 의지”라고 말했다 한다.

기사는 올해, 특히 9.9절과 2012년을 이같이 위치규정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소한의 추위도, 삼복의 무더위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멀고 험한 현지지도의 길을 끊임없이 이어가시였다”는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일부에는 조미관계와 6자회담의 진전, 특히 미국이 북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게 되면 이것이 9.9절행사의 분위기를 돋구는 상징물이 되는 것처럼 말해 왔다가 그것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에 못미친듯이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그같은 억측을 사람들의 자의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9.9절행사에서 주안점이 두어진 것은 9.16기사우리 장군님의 모든 사색과 활동의 중심에는 언제나 공화국창건 60돐이 되는 올해에 천만군민의 정신력을 불러일으켜 강성대국건설에서 결정적전환을 이룩하시려는 숭고한 일념이 자리잡고있었다고 쓴 것처럼 어디까지나 강성대국 건설이며, 조미관계나 6자회담의 진전은 강성대국 건설의 유리한 환경 조성이라는 시각에서 봐야 할 것이다.

 

2) 민간무력 열방식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번 9.9절행사를 앞두고 지금의 정세로 보아 선군정치를 하는 북에서 이번에는 정규무력인 조선인민군의 열병식이 진행될 것이며 여기서 신형 미사일도 공개되지 않겠는가 등등의 희망적 관측들도 없지 않다. 그런데 당일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것은 민간무력인 로농적위대 열병식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주변에서는 북에서 무슨 일이 있지 않았는가 하는 식으로 갖가지 억측과 자의적 해석들이 나돌았다. 애초에 자기들이 품은 생각이 나름대로의 관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행사를 현지에서 취재한 『조선신보』 기자는 평양발 기사에서 정규군이 아닌 민간무력 열병식이 진행된데 대해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호한 결단”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조선신보 9.10).

그럼 ‘단호한 결단’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대답은 북의 내각기관지 『민주조선』 9 17일부에 실린 “김일성조선은 무궁번영하리라” 제하의 정론에 나왔다.

그에 의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작년 4 25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건군절 75돌을 경축해서 열린 조선인민군 , , 공군 부대들과 조선인민경비대, 로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 열벽식이 진행된 다음달인 5 “주석님께서 우리 혁명발전의 요구와 정세변화를 천리혜안의 예지로 통찰하시고 제때에 민간무력을 창건하시고 강화발전을 위하여 바치신 불멸의 업적을 길이 빛내이기 위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창건 60돐경축 열병식을 민간무력의 열병식으로 진행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다.

한편 9.16기사’도 노농적위대 열병식이 “당의 전민무장화방침의 정당성과 생활력을 과시”했다고.지적했다.

참고적으로 한가지 덧붙인다면 2002 4 25 북에서는 건군절 70주년을 맞았는데, 북측의 표현으로 ‘정주년’에 해당되는 중요기념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때도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것은 정규군이 아닌 로농적위대 열병식이었다.

이번 9.9절행사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위에서 몇가지 자료와 거기서 소개된 사실을 통해서 있는 것은, 이번 행사가 전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상과 의도에 따라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2. 서울을 진원지로 하는 소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

1) 실태는 모르면서 아는척

평양에서 9.9절행사가 진행된 것과 때를 같이 해서 서울에서는 이를 놓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으며, 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9.9절행사에 북의 최고영도자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놓고 건강이상설(중병설)이 거론되고 그를 시작으로 해서 후계구도설로 이어지고 그것이 북의 붕괴를 가상한 개념계획 5090을 작전계획으로 격상하고 이를 본격추진하려는 움직임에로 확대된 것, 이것이 소동의 내용인데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를 하나하나 다시 언급하기조차 지겹다.

이번 소동은 발단이야 미국의 폭스 TV 9.9행사에 북의 최고영도자가 불참한 것을 놓고 ‘중병설’을 퍼뜨린 것이었으나, 진원지(震源地) 미국이나 중국의 당국이 신중한 자세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이 곁에서 보는 것처럼 ‘친철’한 공식발표를 거듭했다가 “병원 차트라도 봤나”고 비웃음 당한 국정원과, 이에 보조를 맞추어 긴급회의까지 소집해서 소란을 피운 청와대였었다.

시각 평양에 머무르고 있던 『조선신보』 기자는 “외부에서는 이날의 행사를 두고 자의적인 해석과 억측들이 나돌고 있지만 과거에도 조미대결이 격화되고 조선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였을 최고령도자의 활동이 일정한 기간 언론을 통해 공개되지 않은 기간이 있었다”(조선신보 9.17) 평양발로 전했다.

이번 소동은 기자가 표현한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자의적인 해석과 억측뿐이었다. 사실 이번 9.9절행사 가운데 확실한 것은 북의 최고영도자가 여기에 불참했다는 뿐이었다. 불참의 이유 역시 아무도 없으며, 지금 나돌고 있는 소리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억측과 자의적 핵석뿐이다.

그중 몇가지만을 놓고 보아도 참으로 조잡하기 그지 없다. 우선 9.9절행사 불참’에 대해서 마치나 세상이 발칵 뒤집어지기나 한듯이 말하지만, 북의 최고영도자의 “예측할 없는 타격”이나 “신출귀몰”에 대해서는 세상이 아는 것이며, 그가 남들이 미처 생각도 못한 행동을 하는 것도 결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리고 이번 9.9절과 관련해서 북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의 명의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축하문을 보낸 것이 마치나 무슨 중대사를 앞둔 ‘충성서약’처럼 전해졌다. 그러나 이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 아니며, 지난 2002년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탄생 60돌과 2007년의 탄생 65돌에 즈음해서도 똑같이 5 기관 명의로 축하문이 보내졌었다. 이런 일쯤은 지금이야 인터넷을 통해서 얼마든지 확인이 가능하다.

결국 이번 소동의 실태는 ‘모르면서 아는척’이다. 혹시 말이 지나치다면 시간이 지나면 거짓임이 드러날 헛소문을 예사로 퍼뜨린 유치스럽고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의도적으로 이같은 소동을 벌인다면 별개 문제이다.

 

2) 드러낸 것은 현 정부의 반북적 성격과 자체 취약성

그럼 어째서 이명박 정부는 이처럼 어리석은 행동을 했겠는가?

그보다도 이명박 정부는 북의 최고영도자가 사인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등을 돌린데 이어 또다시 권위를 품위없이 깎아내리는 우를 범한 셈이다. 이는 북측에서 보면 사실상 남북관계 단절선언 또는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어째서 이같은 우를 범했는지, 대답은 이명박 정부의 체질 또는 근본 성격에서 찾아야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발족시 스스로를 “실용정부”라고 했으며,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도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이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통일부가 8 25일에 내놓은 ‘남북관계 추진현황 향후 추진방향’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