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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가을 행사’의 여운이 남아 있던 평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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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화(대동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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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2년만에 입동을 맞은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오자 마자 충격적인 뉴스가 연이어 전해졌다. 하나는 최근에 방북한 미국의 핵 전문가 지그프리트 헤커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이 11월 20일에 보고서를 발표하고 북에서는 11월 12일, 영변을 방문한 자신에게 연료봉공장내에 설치한 대규모 우라늄 농축(UEP)시설을 공개했다고 한 소식이다. 또 하나는 11월 23일 서해 연평도와 인근 해역에서 포성이 터져 오르고 남측이 그것을 북측의 포사격이라고 말한 사건이다. 두 사건이 너무나도 충격적이어서 필자 역시 이 글이 자신의 평양방문에 관한 리포트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두 사건들을 제쳐놓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년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나라명을 갖는 북을 제멋대로 “북조선”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북을 마치 악마의 대명사처럼 인상을 주어놓았으니 더욱이 그렇다. 평양을 찾을 때마다 도쿄에 앉아서 보고 듣는 ‘북조선정보’와 현지의 현실이 180도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만, 이번에 평양에서 좀 전에 조선로동당 대표자회와 당 창건 65돌을 기념한 ‘가을 행사’의 여운을 직접 느끼면서 참으로 생각이 많아졌었다.
1. ‘강성대국 건설’의 현 주소 이번에 평양에 가보고 필자가 받은 인상은 한마디로, 그곳 동포들의 목표는 어제도 오늘도 강성대국 건설과 조국통일이며, 그들은 2012년에 그 목표 점령의 돌파구를 열어놓기 위해서 그들 표현으로 “최후 승리를 위한 총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작년을 “변이 나는 해”라고 했던 그곳 동포들은 올해를 “역사적 전환의 해”라고 표현했었다. 그 의미를 나름대로 이해해보려고 애썼던 필자는 이번에 참관 대상과 사람들의 모습을 주의깊이 살펴보았는데, 그러던 11월 8일 『로동신문』 1면에 “경희극 ‘산울림’의 주인공들처럼 살며 투쟁하자”라는 제목의 사설이 실렸다. 사설에는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제끼기 위한 우리의 투쟁은 오늘 승리의 직선주로에 들어섰다.”는 구절이 있었다. 필자는 신통히도 이날 저녁에 평양시내에 새로 멋지게 지어진 국립연극극장에서 ‘산울림’ 공연을 보았다. 당의 알곡생산 목표 달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한 시골마을 농장원들이 소극성과 보수주의를 극복하고 집단의 힘으로 자기 마을에서 천지개벽을 이룩해놓은 과정을 보여주는 즐거리였다. 북에서는 문학작품이든 무엇이든 거기에는 ‘종자’, 다시 말해서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핵, 기본 알맹이가 있다고 하는데 필자는 나름대로 이 경희극의 ‘종자’는 한 사람의 외침소리보다 모두 함께 외치는 소리라야 산울림이 크게 들려 온다는 것이 아니겠는가고 생각했었다. 경희극 ‘산울림’은 1960년대에 창작된 작품인데, 북에서는 선군시대라고 하는 지금도 이 경희극의 주인공들처럼 살며 투쟁하자고 련일과 같이 호소했었다. 필자는 북의 ‘강성대국 건설’의 현 주소를 이해하는 열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겠는가고 생각했는데,그곳에서 흔히 말하는 “정치강국,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선 우리는 경제강국 건설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 목표가 실현되면 강성대국이 실현된다”는 이정표에 따라서 하나씩 살펴 보기로 한다.
(1) 정치강국, 군사강국의 위력이 과시된 행사들 우선 정치강국 측면이지만, 북에서는 지난 9월에 평양에서 열린 당 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조선로동당대표자회와 10월의 당 창건 65돌 기념행사들을 통해서 정치강국으로서의 위상이 내외에 널리 과시했다고 사람들이 자부했었다. 이에 대해서 보기 전에 꼭 한가지 확인해둘 문제가 있다. 그것은 연초부터 왕성한 현지지도와 두차례 중국방문을 진행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행사장들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스스로 보여주었으며, 당대표자회에서 또 다시 당 총비서로 선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으로 주변에서 들려 왔던 ‘건강이상설’과 같은 소리들은 저절로 설득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주변 언론들은 또한 일련의 행사들과 관련해서 이제는 북이 선군정치가 아니라 당권정치로 되돌아 가는 듯이 해석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북은 10월의 당 창건 65돌 기념행사에서 조선로동당을 “선군혁명의 정치적 참모부”로 위치부여 했었다. 필자가 만남 한 전문가는 일부에서는 당이 외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군대에 실권을 넘긴 것처럼 말한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고 명백히 부정했었다. 그러면서 최고령도조직으로서의 기능은 당만이 할 수 있다, 군인들도 당원으로서 당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요컨대 ‘가을 행사’들에서 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도부의 건재함과 함께 “선대 수령이 개척한 위업을 총대를 앞세워 계승하고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세상에 과시했던 셈이다. 주변에서 갖은 억측과 자의적 해석들을 늘어 놓으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던 ‘후계자 문제’는 바로 그속에 있는 것이다. 현지 사람들은 이 문제를 놓고 주변에서 “3대세습”이니 뭐니 하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도대체 세습이 뭔지 알기나 하는가고 반문하기까지 했었다. 그중 어떤 사람은 우리에게 있어서 후계자 문제는 결코 그 무슨 왕위나 권좌의 계승이나 세습의 문제가 아니며, 수령이 개척한 위업이 장기성을 띠는 것 만큼 그를 대를 이어 계승하고 실현해야 한다는 계속혁명에 관한 문제라는 것, 그리고 세습이란 혈통만이 유일한 근거가 되어 권력이나 재산이 양도되는 것을 말하는데, 그렇다면 과거 봉건왕조에서의 세자책봉이나 국제사회에서 보는 왕실제도야 말로 세습이지 자기들의 후계자 문제는 그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공식화된 인물이 후계자로서 인정될만한 과정을 거친 셈인가고 묻는 필자의 질문에 대해서 “청년대장 김정은동지”는 “백두산형의 장군”이며 “첨단돌파 능력의 소유자”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의 인물상과 자질, 능력, 업적들은 앞으로 소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군사강국으로서의 북의 위상인데, 북에서는 이번 당창건 65돌행사 때 서방기자들이 현장에서 열병식의 모습을 자유로히 취재했기때문에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다.
(2) 새롭게 해석되고 인식되어야 할 ‘자력갱생’ 다음으로 경제강국 건설인데, 주변에서는 “화폐교환의 실패” 운운하면서 그것이 결코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지금도 의문시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현지에서 보던 한에 있어서 정치강국, 군사강국과 함께 경제강국의 지위에 오르자는 목표를 향하는 그곳 동포들의 의지와 지향에는 이렇다 할 변화는 엿보이지 않았다. 북에서는 경제문제와 관련해서 자력갱생을 늘 강조한다. 그런데 현지 사람들은 지금의 자력갱생은 이전처럼 망치로 두드리면서라도 덮어놓고 제 힘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마련된 자립적 민족경제의 토대와 잠재력, 일하는 사람들의 정신력, 또한 과학기술이 안받침되는 자력갱생이라고 강조했었다. 필가는 이번에 김일성 종합대학의 전자도서관에 가 보았는데 “발은 자기 땅에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제를 입구에 크게 써붙여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북에서 요즘 세상에 자랑하는 것들 가운데 “자력갱생의 본때”이자 “주체공업의 위력”이라고 하는 CNC기술, 콕스를 쓰지 않고 생산하는 주체철, 자기 힘, 자기 기술로 만들어낸 주체섬유―비날론 등이 있는데 이들이 오늘의 자력갱생의 의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제한된 일정 때문에 많은 곳을 가볼 수 없었으나, 밤마다 극장이 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모습이나 시내 네거리의 명물이었던 여성 교통안전원의 모습이 사라지고 그 역할을 신호등이 하게 된 것을 보면서, 또한 날이 추워지기 전까지 모란봉의 개선청년공원이 밤마다 젊은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지금도 사람들이 줄지어 선다고 하는 햄버거집에 가보면서, 그전까지는 평양시가 멋쟁이 도시로 변모한다고만 느꼈는데 거기에다가 사람들 생활에 자신감과 여유를 볼 수 있게 되었음을 실감했었다. 북의 경제강국 건설과 관련해서 필자와 이야기를 나눈 어떤 사람은 “이제 두고 보십시오. 2012년에 감짝 놀래는 광경이 벌어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너무나도 궁금해서 그것이 무슨 뜻인가고 거듭 따져 묻던 필자에게 그는 북에서 지난 5월 12일에 “핵융합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내용을 상기시키는 것이었다. 그의 설명인즉, 이 보도가 나갔을 때 어떤 사람들은 무슨 ‘수소폭탄’과 같은 군사적 측면에서 해석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 자체를 아예 믿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 빗나간 소리들이며, 이는 바로 인민생활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설명해놓고 다시 “이제 두고 보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2. “부강번영하는 통일강국 건설”의 목표 (1) 지금의 정세 상황을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가 다음은 조국통일과 그를 둘러 싼 정세 문제에 대해서 보기로 한다. 다 아는 것처럼 북에서는 2012년에 강성대국의 대문과 함께 조국통일의 대문(또는 돌파구)을 열어 놓자고 강조하는데, 이번 당창건 65돌 기념행사를 통해서 “부강번영하는 통일강국 건설”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그런데 도쿄, 서울, 워싱턴발 ‘북조선정보’에만 접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에 대해서 “정말? ”하며 의문을 표시할 수 있다. 왜 안그렇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한때 6.15 통일시대의 흐름을 타고 좋게 나가던 남북관계는 다시 식어버리고, 게다가 ‘천안함사건’과 이번 연평도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최악의 상황에 있다. 또한 대선후보 당시 선임자(부시)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적과의 대화”를 공약했던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대북관계의 똑똑한 담당자나 정책도 정하지 못한채 의연히 요지부동이며, 일본은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자민당 때와 같이 조일관계에서 ‘납치’문제만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요즘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영토문제)에서 망신했더니 점차 사회가 우익화되고 있는 느낌이며, 그러한 속에서 언제든지 그 화풀이를 북이나 재일동포들에게 할 수 있는 상황같이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를 조국통일의 한쪽 당사자인 북의 입장에 서서 보아 보자. 먼저, 미국과의 관계 문제를 해결해서 조선(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을 담보하고 통일의 자주적 여건 보장하며 민족 최대의 과제인 통일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따라 실현하자는 북의 입장은 정세가 어떻게 변해도 한번도 바뀐 일이 없다. 미국이나 남측이 선차적 해결을 고집하는 ‘핵문제’로 말한다면 미국이 조선(한)반도 남쪽에 핵을 반입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며, 또한 북을 보고 핵을 포기하라고 하지만, 애당초 북을 핵 보유국으로 만든 것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이다. 가령 지금 남북관계가 지금처럼 최악의 상황에 이른데 대한 북측의 견해와 입장은 어떤 것일까? 이명박 정부는 북이 천안함을 침몰시켰기 때문, 또는 연평도를 향해서 포사격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워싱턴과 도쿄는 그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북측은 그 이전에 남북관계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데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데, 그것이자 바로 이명박 정부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정면 부정한 것이라고 말한다. 연평도 사태가 벌어지자 서울은 물론 도쿄, 워싱턴에서는 섬에서 포탄이 터지고 그 속을 주민들이 공포에 떨며 피신하는 장면을 거의 중단 없이 내보내면서 반북여론을 조성했었다. 그런데 북측에는 할 말이 없고 오직 포 사격을 가한 책임만이 있는 것일까? 북측은 “괴뢰들의…날강도적인 ‘북방한계선’을 고수해 보려는 악랄한 기도의 연장”(11.23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보도), “불법무도한 ‘북방한계선’ 때문에 초래된 또 하나의 위험천만한 사태발전”(11.24 외무성대변인 담화)라고 사태의 본질을 단마디로 찍어 말했다. 결국 북측의 입장에서 보면 1953년 8월 30일에 이승만의 북진을 막기 위해서 미군(유엔군) 사령관이 멋대로 그어놓은 ‘북방한계선’ 때문에 항상 자기 영해가 침범당하고 게다가 이번처럼 그곳에서 군사훈례까지 벌어지는데 어찌 가만히 보고만 있을 노릇인가. 필자는 여기에다가 또 한가지, 서해에서 남북간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할데 대한 내용이 명기된 10.4선언이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면 지난번의 ‘천안함 사건’도 이번과 같은 사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덧붙이고 싶다.
(2) ‘정론’을 읽고 생각났던 일 ‘헤커보고서’에 의하면 헤커 소장이 방무한 곳은 실험용 경수로 시설 공사현장인데, 경수로 시설물 건축공사는 2010년 7월 31일에 시작되고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그때 본 시설이 미국의 현대적 시설과 맞먹는 “초현대식 시설”이라서 너무 놀라 “어리벙벙했다”고 자기 소감까지 써놓았다. 2009년 4월, 북에서 경수로를 자체로 건설하겠다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를 비웃기까지 했던 나라나 사람들도 그때 발표가 빈 말이 아니었음은 물론 자체 경수로를 착공후 불과 2년사이에 완공하겠다는데 대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필자가 평양에 체류중이었던 11월 13일, 『로동신문』에는 “조선을 알려면 똑똑히 보라”는 제목의 정론이 실렸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세상사람들이여, 패권과 자본의 안경만으로만 세상을 보는자들, 이 땅의 눈부신 현실을 바로 보려 하지 않고 악감만 속에 가득 들어차있는자들이 피워올린 외곡과 중상의 두터운 연막때문에 아직도 편견과 의혹, 우려에 사로잡혀있거든 이 땅에 와서 보라. 그러면 조선의 일심단결이 왜 핵무기보다 강하다고 하며 조선식사회주의가 무엇으로 하여 영원불패의 성세로 우뚝 솟아있는지 그 의문을 조금이나마 풀수 있을것이다. 10월의 광장에서 지축을 울린 열병대오의 척척척 발걸음소리에서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끝까지 완성해나가는 선군조선의 힘찬 진군소리를 들어야 하며 강성대국삼천리에 지원의 원대한 포부를 기어이 활짝 꽃피워놓을 백두산장군들의 맹세를 들어야 한다.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큰 내용인데, 필자는 이것을 읽고 문득 “자기들이 바라는 북조선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북조선을 봐야 한다”던 1998년의 ‘페리보고서’와 그것이 2000년의 조미 공동코뮤니케로 이어졌던 사실이 생각났다. “전략적 인내”로 일컬어지는 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도, 또한 그에 추종하는 남측 정부의 “기다리는 전략”도 모두 북이 언제인가는 망한다(혹은 굴복한다)는 ‘페리보고서’ 이전의 시각이 깔려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이 그렇게 느껴졌다. ‘헤커보고서’가 공개되자 미국은 얼마나 당혹했는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부랴부랴 여행가방을 들고 움직였다. 그런데 한심하게도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 꼭 가야 할 평양이 아니라 서울, 베이징, 도쿄를 향했다. 그리고 그는 서울에서 “우리는 이것을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고 하면서도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입으 다물었고 6자회담 재개 행방에 대해서는 “안개속(foggy)”이라고 말했다 한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심하게도 “우리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배짱을 내밀었다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수많은 지성인이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대북정책에 있어서 오바마 행정부의 엄연한 실패라고 말하고 있으며, 현실은 지금의 대북제재 국면이 아무런 효력도 나타내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번 일 때문에 세상이 떠들석한 속에서, 최근에 평양을 방문했던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 안보협력프로젝트 소장을 만난 북의 고위당국자가 미국 정부가 2000년의 조미 공동코뮤니케를 존중하면 자기들은 모든 핵 개발을 중단하고 되돌릴 것이라고 밝혔다는 소식(노컷뉴스 11.23)이 전해졌다. 여기서 말하는 2000년의 조미 공동코뮤니케의 기본 골짜라고 하면 더 말할 것도 없이 조미 양국간의 적대관계 정식과 관계정상화인데, 그 정신으로 되돌아가자면 당연히 호상존중이라는 9.19공동성명이 이행되어야 하며, 그러자면 미국은 물론 남측이나 일본도 2012년을 지향하는 북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할 것이다.
맺으며 2002년 6월의 꽃게잡이 계절에 서해에서 무력충돌 사태가 벌어졌을 때 필자는 이에 대한 견해를 묻는 이남의 한 학자에게 ‘북방한계선’이 있는 한 이같은 비극적 사태는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번 사태때문에 그때 일이 다시 생각나면서 필자는 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민족의 통일운동 도상에서 모처럼 마련된 6.15공동선언이라고 하는 통일의 이정표와 10.4선언이라고 하는 그 실천강령이 이행되지 않으면 나라의 평화도 통일도 이루어질 수 없음은 물론, 겨레가 비극적인 운명을 강요당할 수도 있다고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참으로 통일의 길은 간고하지만 가까운 날에 통일의 대문을 열어 놓자고 하는 우리에게는 전진 도상에 애로와 난관이 가로 놓인다 해도 그에 일희일비하는 일이 더는 허용될 수 없다. 북에서 통일의 대문을 열어 놓자고 하는 2012년에는 이남에서도 대선이 있게 되는데, 남녘 동포들속에서는 최근에 지금과 같은 대북정책에 매달리는 이명박 정부를 가지고서는 안되겠다면서 이 대선을 통해서 그 결산을 이루어야겠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게 되었다. 필자는 결국 통일의 대문 또는 돌파구를 열어 놓는다고 할 때 그것은 통일세력 대 반통일세력의 대결에서 통일세력이 역량적 우세를 차지해야 가능하다고 보는데, 6.15공동선언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친다면 그것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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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