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시평】6.15와 10.4에 대한 도전을 ‘우리 민족끼리’ 힘으로 짓부셔버리자
우려스럽고 심상치 않는 이명박 새 정부의 자세
요즘 정세로 보아 아마도 2008년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정책을 완전히 철회하고 조선(한)반도 평화통일의 시대를 가져오느냐, 아니면 조선(한)반도에 긴장이 증폭되어 전쟁으로 가느냐의 갈림길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럴수록 우리 민족 내부에서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고수·이행의 목소리와 함께 반전평화의 목소리가 높아져야 하고, ‘우리 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화해와 단합, 교류·협력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이남에서 발족된 이명박 정부의 자세를 보면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그들은 2월 25일 ‘취임사’를 통해서 남북관계를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 나가겠다”고, ‘우리 민족끼리’ 화해와 단합 대신 민족 내부문제를 경제적 차원의 상호주의로 다루어나갈 것을 언명했다. 그리고는 집권전부터 앵무새처럼 반복해 왔던 ‘비핵개방 3000’이라는 것을 다시 들고 나와서 ‘전략적 상호주의’를 기조로 하고 실패작이 되었던 ‘선핵포기’와 ‘한미동맹 중시’를 추구해 나갈 입장을 재확인했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남북관계는 민족 내부문제인 동시에 국제적 문제”이며, “배타적 민족주의로는 남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남북관계를 국가관계가 아닌 특수한 관계로 규정했던 91년의 남북 기본합의서 정신에 심히 어긋날 뿐 아니라, 나라의 분단 고착화를 추구했던 과거 군부독재 정권조차 감히 입에 담지 못했던 말을 거리낌 없이 늘어놓았다.
새 정부하에서도 종래 대북관계의 틀은 유지될 것이라고 해온 스스로의 말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어 보인다.
새 정부의 심상치 않은 자세는 이같은 발언들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그들의 정식 출범을 전후한 1∼2월의 불과 두달동안에 약 10건의 ‘국가보안법’ 위반에 따르는 구속·연행 사건들이 발생했다. 이남에서는 이같은 사태를 놓고 “새 공안정국이 시작되었다”고 경악을 금치 못해하며 규탄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6.15시대에 ‘국보법’이 존재 근거를 완전히 상실했던 사실로 보나, “남북관계를 통일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10.4선언의 합의 내용으로 보나, 이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다.
그들이 새 정권이 등장했다고 “긴장할 필요가 없다”니 뭐니 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언제든지 ‘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하려는 행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경계심을 추호도 늦출 수 없다.
일련의 사실들로 보아서 결코 비관론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 일시적이나마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고수·이행을 위한 우리의 자주통일운동이 치열한 투쟁을 동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하고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진보를 자처하는 반통일·반북론자들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하자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패배감이나 공포심에 사로잡혀 방관자나 심중론자로 변신한다거나, 어제까지 함께 했던 동지들이야 어떻게 되든 다가오는 총선에서 한표 얻어보려는데만 급급해진다면, 이는 정세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6.15를 고수하고 10.4를 이행해 나가자고 하는 온 겨레의 지향에 대한 배신으로 밖에 되지 않는다.
이같은 견지에서 우리는 새 정부가 절대로 6.15통일시대의 흐름에 역행하지 못하게 압력을 가해 나가는 동시에, 개념조차 모호하고 비과학적인 ‘종북’ 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새로운 진보’를 자처하고 있는 세력과 그들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
소위 ‘종북’론이 어디서 나왔으며 그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가 하는데 대해서는 2월 25일부로 발표했던 시평 ‘이남의 민주노동당사태, 재일동포들도 우려한다’(이하 2.25시평)를 참고해주기 바란다.
이 ‘종북론’ 안에는 ‘민족·통일지상주의’ 반대론도 있다.
그들은 “지금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의 과제는 통일이 아니”다면서 “차라리 통일을 먼 훗날 과제로 돌리더라도 평화를 정착”시켜야 하며, 통일은 “남북한 체제 모두의 변화에 기반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스탈린주의의 북한판”을 반대하는 동시에 동아시아에서의 민족주의가 “호전적 국수주의로 변질”된 조건 운운하면서 “민족지상주의를 반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우기까지 했다. 그래서 그들은 “민족지상주의―통일지상주의―반미자주화로 무장한 종북파”라고 민족, 통일 중시 그 자체를 ‘종북’으로 내몰고 있다.
도대체 그들이 나라의 분단 자체가 평화를 위협하는 근원이라는 문제에 대해서와 민족·민족주의에 대해서 알기나 하는지 조잡하기 그지 없는 주장들이지만, 문제의 엄중성은 이같은 논리적 차원에 있지 않다.
우선 그들의 주장이 “북이나 그 추종세력과 결별해야 통일(혹은 통일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결론에 떨어지는 것을 보면 그들의 속셈이 통일이나 민족과 전혀 무관한데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들의 주장이 “통일이 한민족의 소원이었던 냉전시대는 지났다”거나, 6.15공동선언에 대해서 “저거는 아니다”면서 민족공조가 아니라 “한미동맹을 강화해서 선진화로 가자”거나, “북의 개혁개방”을 위해서는 “체제를 붕괴시켜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 극우보수세력이나 ‘뉴라이트’의 주장과 신통히도 비슷한데,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되겠는가?
혹시 “우연한 일치”라거나 “우리는 그것과 다르다”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바탕에 깔린 생각이 같지 않고서야 이처럼 주장이 비슷해질 수가 있겠는가?
거듭 말하건대, 지금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시대이자 평화와 민족공동의 번영을 지향하는 시대이다. 그래서 집권여당이 된 한나라당도 화해와 단합의 대상이자 통일의 대상인 북의 체제에 대해서 공격하는 언행을 조심하고 있다. 그런데 말로는 진보를 자처하면서 북이나 ‘종북주의’와 결별해야 통일된다고 하니, 사람들이 그들을 한나라당과도 견줄 수 없는, 이회창의 우익보수 정당하고나 연합해야 할 세력이라고 비난한들 누가 탓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우리는 그들이 진보를 자처하는 만큼, 민주노동당 사태가 하루 빨리 수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25시평을 발표했으며, 그를 통해서 탈당주도세력에게 몇가지 질문도 제기했었다. 그러나 유감하게도 돌아온 것은 그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 품위 없는 비방중상뿐이었다.
우리는 그후 사태를 계속 주시해 오면서, 이는 결국 이남의 진보정당 내부에서의 의견차이나 그에 의한 정파대립이 아니라, 처음부터 반북·반통일의 속셈을 품고 계획적으로 추진되어 온 분열행위가 아니겠는지, 또한 그들이 앞으로 있을 수 있는 ‘공안탄압’에 겁을 먹고 보수대연합 형성에 가담함으로써 자기 한 몸을 지켜보겠다는 것이 아니겠는지, 또한 그들이 말하는 ‘종북’이니 ‘민족·통일 지상주의’이니 하는 것들이 자기 정체를 가리우기 위한 위장물이 아니겠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우리는 지금도 그들이 사람들이 우려하는 길로 가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에 극우보수세력과 한짝이 되어 이남의 진보·통일세력을 좌우로부터 고립시키는 상황을 조성하게 된다면 그때 가서는 그들을 새로운 반통일세력으로 낙인찍을 수 밖에 없다.
상황 타개와 전진 여부는 우리에게 달렸다
현 시기 이남의 진보·통일세력, 나아가서 거족적 6.15자주통일세력에게 요구되는 것은 상황 타개와 전진 여부는 바로 자신에게 달렸다는 자세와 입장을 갖는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우리가 평소에 외쳐 왔던 “우리는 통일의 주인이다!”, “정세가 어떻게 변해도 ‘우리 민족끼리’기치를 높이 들고 나가자!”는 말이나 구호의 진가를 발휘할 때이다.
예년이면 이쯤 시기에 남, 북, 해외 대표들이 한데 모여 연간의 통일운동 방향을 토의결정할 때이지만 아직 그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무슨 방향이 제기되거나 새로운 움직임이 보일 때까지 우리가 가만히 있겠는가? 지금의 상황은 그를 도저히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견지에서 볼 때,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6.15와 10.4의 정당성에 대한 투철한 신념을 갖는 것이다.
반통일세력에게는
‘잃어버린
10년’이지만